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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가 학생증 변칙매매 성행
취업난 졸업생들 도서관 출입위해 수만원 주고 구입…모바일로도 쉽게 판매
개강을 맞은 대학가에 들이닥친 도서관 자리 전쟁이 변칙적인 학생증 대여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재학생뿐만 아니라 기업의 상반기 공채를 노리는 졸업생과 졸업 유예생들까지 도서관으로 몰리면서 급기야 휴학생으로부터 학생증을 돈 내고 대여하려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23일 대학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세종대의 학생증을 구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네티즌은 휴학생을 상대로 “한 달에 2만5000원 정도로 대여비를 정해 2개월 이상, 6개월에 15만원 정도로 값을 치르고 학생증을 빌리고 싶다”며 구체적인 금액까지 제시했다.

지난 29일에는 건국대 학생들이 이용하는 교내 인터넷 게시판에 일정 수준의 사례금을 지급하고 학생증을 빌리고 싶다는 글이 올라왔다. 최근에는 휴대폰에 다운받은 모바일 학생증으로 도서관을 출입할 수 있는 방식이 보편화되면서 재학생으로부터 문자나 파일 전송 형식으로 모바일 학생증을 전달받아 사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서울 시내 한 사립대학 재학생은 “모바일 학생증은 문자로 쉽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거의 뿌리다시피 하는 것 같다”며 “행색을 보면 분명 외부인 같은데 모바일 학생증으로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자주 봤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사례금의 유무와 상관없이 학생증을 타인에게 양도하는 행위는 대부분의 대학에서 교칙으로 금지하고 있다. 학생증 양도 행위가 적발되면 학생증을 빌린 사람은 물론이고 빌려준 학생도 일정 기간 도서관 출입이 금지되는 등의 제재를 받게 된다. 그러나 졸업 이후에도 취업 준비 등으로 공부할 곳이 필요한 졸업생, 졸업 유예생이 도서관을 찾다 보니 치열해진 자리 경쟁 탓에 학생증 양도 같은 무리수까지 등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졸업생이 도서관 열람실을 이용하려면 예치금이나 보증금 형식의 돈을 내야 한다. 도서 대여는 불가능한 곳도 있고, 일부 대학에서는 추가로 돈을 지불해야 책을 빌릴 수 있다. 그나마 중간고사, 기말고사 등 시험기간에는 졸업생 출입이 불가능한 곳도 있어 재학생처럼 자유롭게 도서관을 이용하기는 어렵다.

도서관 자리 경쟁이 치열해지자 도서관 에티켓에 대한 견제도 심해지고 있다. 대학생들이 이용하는 교내 인터넷 게시판에는 도서관 자리만 맡아놓고 오래 자리를 비우는 학생에 대해 제재해야 한다는 의견이 빗발치고 있다.

장애우 전용석을 이용하는 일반인 학생이나 도서관 이용 후 자신이 남긴 쓰레기를 치우지 않고 나오는 학생 등에 대해서는 무조건 “재학생이 아니라 외부인일 것”이라며 수군대는 등 외부인에 대한 반감을 표출하는 모습도 보인다.

도현정 기자/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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