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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섭 KDC 회장 “M&A는 새 동반자 얻기”

주인바뀌면 불안한건 당연

CEO는 먹튀등 편견깰 책무


직원과 8개월째 e메일 소통

답장만 2000통 화합 분위기

2015년 매출 10兆돌파 자신

“한국 사회가 갖고 있는 M&A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꿔야 합니다. 매주 직원들에게 편지를 쓰는 것도 새로운 M&A 문화를 만들기 위한 일환이죠.”

케이디씨그룹은 3D 열풍과 함께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중견기업이다. 케이디씨정보통신을 중심으로 케이디씨네트웍스, 바른전자, 아이스테이션, 마스터이미지, 리얼스코프 등이 그룹 내 포진해 있다. 3D 분야 콘텐츠부터 기기까지 수직계열화를 이루며 3D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바른전자, 아이스테이션 등 회사를 인수ㆍ합병하며 사세를 넓힌 게 그 비결이다.

김태섭 케이디씨그룹 회장이 매주 전 직원에게 직접 편지를 쓰는 것도 공격적인 M&A와 무관하지 않다. 김 회장은 “M&A가 ‘먹튀’나 ‘구조조정’이 아닌 새로운 도약이란 의미를 직원들에게 전해주고자 편지를 직접 쓰게 됐다”고 전했다. 올해 역시 외부적으로 공격적인 M&A를 통해 기업을 확대하면서, 내부적으로는 감성경영으로 직원 소속감을 강화하는 ‘투 트랙’ 경영이 이어질 방침이다.

김 회장이 처음 전 직원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한 건 8개월 전. 회사에 대한 비전과 경영 전략부터 개인사까지 매주 금요일마다 직접 편지를 써 전 직원에게 e-메일을 보내고 있다. ‘며칠 하다 말겠지’ 반신반의하던 직원들도 이제 반응이 뜨겁다.

김 회장은 “많게는 답장이 100통 넘게 오고 있다. 지금까지 모은 직원들의 답장도 2000통이 넘는다”고 전한다. 그러면서 “임원을 거치지 않고 회장이 직접 직원들과 얘기를 나누니 임원들 입장에선 좀 서운할지 모르겠다”고 웃었다.
 

직원들에게 직접 편지를 쓰게 된 계기는 바른전자 등 M&A로 새 식구가 된 계열사 때문이다. M&A 이후 직원들 사이에 퍼진 막연한 불안감이 회사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 회장은 “한국 사회에서는 직장을 하나의 ‘고향집’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평생 몸담고 있으면서 마치 부모처럼 직장을 여기기 때문에 주인이 바뀌는 것에 대해 큰 불안감이 있다는 의미다. 또 코스닥 상장사를 중심으로 소위 ‘먹튀’가 빈번히 일어나고, IMF를 거치면서 M&A가 곧 ‘구조조정’이란 인식이 확산되면서 M&A의 부정적 인식이 강해졌다는 게 김 회장의 판단이다.

그는 M&A야말로 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돌파구’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성장 한계에 부딪힌 기업이 새로운 기회를 갖게 된다. 혼자는 약하지만 뭉치면 강한 경쟁력을 갖게 되는 게 M&A”라며 “M&A로 ‘동반자’가 필요한 것이지, 종속기업, 계열회사를 하나 늘리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항상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직접 편지를 쓰며 새롭게 계열사로 편입된 직원들과 소통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이런 편지를 묶어 ‘달리는 자전거는 넘어지지 않는다’는 책자까지 발간했다. 그는 “바퀴가 2개인 자전거는 홀로 설수 없다. 더군다나 두 바퀴가 함께 달리지 않고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다”며 “이 같은 감성경영이 회사가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내에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추가 M&A도 검토 중이다. 그는 “PC 안에 상장ㆍ비상장 회사를 걸쳐 30개가 넘는 기업이 리스트업되어 있으며 실시간으로 검토하고 있다. 그 중 시너지가 있는 기업, IT의 범위를 넘어서지 않는 기업 중에서 올해 안에 추가 M&A를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기업 M&A 이후 정상궤도에 오르기까지 ‘숙성기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최근 실적 부진을 겪는 아이스테이션 역시 올해 흑자전환하며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확신을 내비쳤다.

김 회장은 “지난해 말까지 아이스테이션 내부적으로 자산 때문에 적자를 볼 수 있는 요인을 다 없앴고, 올해부턴 매출이익이 그대로 영업이익이 될 것”이라며 “3D 수직계열화에서 아이스테이션이 3D 완성품을 담당하는 만큼 케이디씨그룹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올해 케이디씨그룹의 매출 목표는 1조원. 2015년까지 10조원을 돌파하는 게 장기적인 목표치다. 6500억원 수준이 기존 사업에서 나오며 3500억원가량을 신규 사업에서 얻어내겠다는 게 김 회장의 전략이다. 그는 “올해부터 3D 무안경 패널기술 시장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현재 개발 중인 신규 사업까지 더하면 1조원 돌파는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수 기자 @sangskim>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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