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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대지진>세계 원전 수출시장 ‘냉각기 오나’
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원자력 발전소의 위험성이 부각되면서 세계 원전 수출시장이 다시 얼어붙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원전 시장의 흥망은 원전 사고와 유가 동향 2가지 요소에 따라 결정됐다. 상업 원전이 처음으로 지어진 때는 1954년이다. 10여년에 걸친 초기 도입 단계를 거쳐 1960년대 원전 건설 붐이 일기 시작했다. 이후 20년 가까이 매년 10~30기 이상의 전 세계에서 원전이 지어졌다.

원전 건설시장 구도를 바꾼 것은 1979년 미국 스리마일 섬에서 발생한 원전 사고였다. 원전의 위험성이 드러났고, 86년 역대 최악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까지 발생했다. 원전의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전세계로 확산됐고 2000년대 중반까지 원전 건설시장은 오랜 냉각기를 겪어야 했다. 198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연평균 4대의 원전만이 전세계에서 지어졌을 뿐이었다. 유가까지 안정되면서 90년대 세계 원전 건설업계는 고사 직전까지 갔다.

2007년 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대체 에너지 생산원으로 원자력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20년 이상 별다른 원전 사고가 없었다는 점도 원전 건설 붐이 다시 오는데 영향을 끼쳤다. 2009년 12월 한국은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건설사업을 수주하면서 소수 선진국이 선점한 원전 수출시장에 뛰어들었다. 다시 유가가 오르며 60~80년대의 원전 건설 붐이 다시 도래하는듯 했다.

그리고 13일 전세계는 방송을 통해 일본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27년만에 발생한 최악의 원전 사고다. 후쿠시마 제3 원전을 비롯해 도카이 원전까지 위험하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문제가 된 후쿠시마 원전은 40여년 이상 가동된 노후 기종이다. 이와 비교해 현재 우리의 수출 주력 원전 모델은 훨씬 안전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내진 설계쪽으로 들어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수출 주력 모델인 ‘APR 1400’은 안전정지 기준 0.3g(g=지반가속도ㆍ지진에 견디는 강도)에 맞춰 설계됐다. 지진대에 속한 터키에서 0.3g를 웃도는 설계강도를 요구한 것이 터키 원전 수주 문제가 난항에 빠진 주요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인재(人災)는 물론 지진 등 천재지변에 대한 원전의 대응력, 안전성까지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은 한국 원전 업계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조현숙 기자 @oreilleneuve> newe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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