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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대지진>한국 원자로, 아직은 안전하지만…
일본 원자로 폭발 사고로 국내 원자로 안전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 원자로가 폭발한 직접적인 원인은 전력이 끊기면서 냉각시스템에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원자로가 일본보다 안전성을 강화한 모델을 사용하고 있지만 한국 역시 안심할 순 없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철두철미하게 원전을 관리했던 일본마저 원전 사고가 발생한 만큼 예상을 뛰어넘는 재해를 대비, 비상전력 시스템 구축이나 내진 설비 강화 등을 보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비등경수로(BWR) 방식의 일본 원자로와 달리 한국 원자력발전소 대부분은 가압경수로(PWR) 방식으로 건설됐다. 월성 1~4호기 외에 17기 원자력발전소가 모두 이 방식으로 제작됐다. 두 방식의 차이는 ‘수증기를 만드는 장소’에서 차이를 보인다.

원전은 핵분열에서 발생하는 열로 물을 수증기로 만들어 이 수증기가 발전용 터빈을 돌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때 비등경수로는 원자로 내부에서 수증기를 만들고, 가압경수로는 고온 상태의 액체를 원자로 밖으로 빼내 증기발생기에서 수증기를 만들게 돼 있다. 즉 비등경수로는 내부에 물이 절반 가량, 수증기가 절반 가량 차 있고, 가압경수로 내부는 물로만 구성돼 있다. 사고가 발생할 때 물이 많으면 원자로 내 핵연료봉의 온도가 천천히 올라가 사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다. 가압경수로가 비등경수로보다 부피도 커 내부 압력이 천천히 올라간다는 장점도 있다.

강진 가능성이 낮은 한반도 특성을 고려할 때, 상당 수준 지진이나 해일에도 대비하고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백민 교육과학기술부 원자력안전과장은 “국내 원전 터가 대부분 약 10미터 높이에 있기 때문에 지진에 따른 해일, 쓰나미가 발생해도 10미터 정도까진 안전하다”고 밝혔다. 또 “규모 6.5의 지진, 0.2g의 지반 가속도(지진으로 실제 건물이 받는 힘)도 견디도록 설계됐다. 한국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6.5 지진이 바로 원전 밑에서 발생하는 걸 안전 기준으로 삼아 설계했다”고 덧붙였다.

한반도의 지정학성 특성을 고려할 때 최상의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지만 전문가들은 일본의 사례처럼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는 제2, 제3의 안전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순홍 카이스트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한국 원전도 갑작스러운 자연재해에 따라 전력 차단될 가능성을 준비해야 한다”며 “비상시스템을 작동할 비상 전원공급 시스템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일본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노심용해사고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은철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노심용해란 간단히 말해 핵연료가 녹는 걸 의미한다. 그러면서 주변 구조물도 같이 녹이고, 방사성물질이 구멍을 통해 밖으로 유출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후쿠시마 원전에선 노심(爐心)의 온도가 급상승하면서 노심이 녹아내렸고, 이 때문에 격납용기 내부 가스 압력이 높아지고 방사능이 다량 배출됐다.

최악의 상황을 대비, 방사능 사고를 대비하는 시스템도 주문했다. 임상무 원자력 핵의학과 박사는 “사고가 나더라도 한국의 원전 구조 특징상 체르노빌과 같은 방사능 피해는 발생할 수 없다”면서도 “다만 인근 주민이나 시설 정비하는 직원 등이 방사능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사전에 이를 대비하는 시스템을 철저히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 박사는 “이미 방사성요오드, 세슘 등 방사성물질이 인체에 침투하는 걸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 노출이 된다고 해도 미리 예방이 가능하기 때문에 평상시에 철저히 준비한다면 방사성물질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수 기자 @sangskim>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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