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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산비리 350억원, 그게 전부일까
지난 3년간 검찰이 밝혀낸 방산 비리 규모가 350억원에 이른다. 1993년 율곡 특감 이후 최대 규모다. 가짜 부품에 납품가 부풀리기 등 수법도 가지가지다. 이게 방산업체 홀로 저지르는 비리일 수 없다. 군수 관련 체계의 대대적 점검이 필요하다. 불량 무기는 곧 국가 안보에 치명적 위협이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 성능이라는 K-11 복합형 소총은 지난해 6월 실전 배치했지만 가장 중요한 사격통제장치에서 불량이 발생, 생산을 중단했다. 20t급 이상 장갑차 중 유일하게 도하(渡河)능력을 갖췄다는 수륙양용전차 K-21은 기술 결함으로 수상 훈련 중 침몰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당시 제때 응사하지 못해 논란이 됐던 K-9 자주포 결함도 여전하다. K-2 흑표전차는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엔진과 변속기 묶음인 파워팩 개발이 늦어져 생산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유도탄 잠수함은 고속 주행 시 배가 갈지(之)자로 나가는 어처구니없는 불량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방산제품 수출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K-2의 경우 터키와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지만 파워팩 개발 지연으로 계약 해지 압박을 받고 있다. 방산 관련 수출은 연간 11억달러 내외로 아직 미미하나 향후 성장성이 높다. 잘만 하면 자주국방과 돈벌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그러나 수출은 고사하고 국가 신인도 추락을 걱정해야 할 형편이다. 더욱이 장수만 방위산업청장이 함바 비리로 낙마하면서 이를 챙길 책임소재도 모호해졌다. 게다가 인도네시아 T-50 고등훈련기 도입 우선협상자 선정을 앞두고 국가정보원의 특사단 숙소 잠입 악재까지 터져 정부의 신성장산업 육성 주장이 무색해졌다.

무기 개발과 납품이 총체적 부실을 빚고 있는 것은 사전에 치밀한 계획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사업을 추진한 탓이다. 눈앞의 실적에 급급해 무리하게 일정을 짜맞추다 이런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무기 개발은 고도의 기술력과 비용이 수반되는 사업으로 서두른다고 될 일이 아니다. 지금이라도 다시 시작한다는 자세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완벽한 결과를 도출하도록 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방위산업 전반에 대한 관리 감독 시스템 강화다. 군수 분야는 보안상 이유로 일반의 접근이 어려워 그동안 검은 거래가 난무했다. 이를 바로잡아야 제대로 된 무기 개발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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