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前 수준으로…종로구는 오히려 4.5% 상승
서울 주택 매매시장이 2년5개월 만에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4일 국토해양부와 국민은행의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2008년 9월 말 대비 2월 말 현재 서울 주택 매매가격 변동률은 ‘제로(0)’를 기록했다. 이로써 서울 집값은 금융위기 이후 하락분을 완전히 만회했다. 강남지역 집값은 0.4% 상승한 반면 강북지역 집값은 0.4% 하락한 상태다. 서울 집값은 글로벌 경제가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던 2009년 3월에 2.8%(금융위기 직전 대비)까지 떨어지는 등 등락을 거듭해왔다.
구별로는 종로구 집값이 금융위기 이전보다 4.5% 올라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광진구(4.1%)와 중구ㆍ관악구(3.7%), 강동구(2.9%)도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다. 그러나 노원(-5.2%)과 도봉(-4.2%), 구로(-2.4%), 강서(-2.1%) 지역 집값은 금융위기 직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 소장은 “서울 매매시장은 겨우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상태지만 전세대란과 보금자리주택 공급 축소 등의 여파로 주택 대기수요가 매매로 전환될 경우 불안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향후 서울 집값 흐름은 강남 3구에 사는 5억~8억원짜리 고가 전세입자의 향방에 따라 판가름날 전망이다.
서울 부동산시장에 봄기운이 감도는 데 비해 부산(20.1%)과 대전(16.4%) 등 지방 광역시 집값은 회복 수준을 넘어 분양시장에 ‘떴다방’이 등장하는 등 과열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반면 경기도 용인 수지(-12.6%)와 분당 신도시(-9.1%) 등 수도권 주택시장은 아직도 긴 겨울잠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등 금융위기 이후 전국 부동산시장에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강주남 기자/nam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