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월드컵경기장은 상암월드컵경기장의 성공적 운영을 벤치마킹, 적자 폭이 줄어들고 일부 경기장은 흑자를 보고 있지만 건설 비용으로 투입된 1조8000억원을 감안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지방 월드컵경기장 중 가장 큰 수익을 올리는 곳은 광주경기장이다. 대형 마트 임대료로 약 46억원, 골프연습장 운영 수익으로 7억6000만원을 벌어들여 지난해 36억원의 흑자를 냈다. 전주월드컵경기장도 골프연습장ㆍ웨딩홀ㆍ사우나 등의 시설 임대 수익으로 지난해 흑자가 약 7억~8억원에 달했다. 전주월드컵경기장 관계자는 “지출 비용에 포함된 5억~6억원의 시설 개선 비용을 제외하면 흑자는 12억~13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2009년 약 10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부산경기장은 지난해도 비슷한 실적을 냈다.
수원은 2006년부터 외부로부터 출연금을 지원받지 않고 독립했다. 2007년 2억6000만원 흑자, 2008년 6억200만원 흑자, 2009년 5억7400만원의 흑자를 올렸고 지난해는 흑자 폭이 11억7500만원으로 늘었다.
반면, 인천은 해마다 20억~3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대구는 최근 3년간 95억원의 적자를, 울산도 매년 10억원의 적자를 보고 있다. 대전은 지난해 약 15억원의 적자를 냈다. 제주는 적자가 해마다 5억~6억원 수준이었으나 2006년 제주유나이티드 프로축구팀이 홈구장으로 사용하면서 상황이 호전됐고, 일부 임대 사업을 시작해 최근 적자를 2억원 수준까지 줄였다.
한준희 KBS 축구해설위원은 “지방 월드컵경기장은 대부분 도시 외곽에 설치돼 접근성이 어렵다는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려면 프리미어리그 볼턴의 경기장을 리복스타디움, 아스널 경기장을 에미리트 경기장이라고 부르는 유럽 사례처럼 각 경기장의 이름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파는 방법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