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2일 여야 영수회담과 관련해 “진정으로 원하는 건지, 소통을 안 한다고 비판하니까 하는 척하는 것인지…”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에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잠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난 상황은 영수회담에 대한 요구가 있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청와대에서 영수회담을 간절히 원한다고 하니… 모르겠다”며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 그전에 대통령이 통 크게 국민에게 사과 한 번 하자”고 말했다.

그는 “국회에서 민생 현안을 열심히 논의하고 있다. 당시 대통령에게 말했던 영수회담 조건은 없어졌고, 저는 야당의 대표로서 민주주의가 소중하다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줄 책임이 있다”며 “모양을 갖추는 것이 야당 대표는 아니다”고 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 (3ㆍ1절 기념식) 식장에서 하는 게 어떤 약속이 될까 생각한다”며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어제 TV 뉴스를 보니 악수하면서 한 번 만나자. 최소한의 금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 비서실에서도 대통령을 잘 모셔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앞서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은 3ㆍ1절 기념식에 앞서 광복회원, 독립유공자 등과 함께 손 대표와의 만남이 있었다”며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언제 한 번 봐요’라고 말했고, 손 대표도 ‘네’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에서는 의례적 표현인지, 실제 영수회담에 대한 의지가 담긴 것인지를 놓고 해석이 분분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야영수회담의 전제조건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통 큰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양동출dcyang@heraldcorp.com/110302/

일단 손 대표도 이날 만날 용의가 있다고 화답한 만큼 영수회담 성사 가능성이 커졌다는 시각이 많다. 다만 손 대표가 이날 “통 크게 국민에게 사과 한 번 하자”고 언급한 점이나 진정성을 의심한다는 언급을 한 만큼 청와대가 어떤 선택을 할지는 미지수다.

이 대통령은 지난 신년 TV좌담회에서 손 대표와의 청와대 회동 가능성을 거론했으며, 이후 청와대와 민주당 간에 물밑협의가 이뤄졌으나 국회 등원 문제 등과 맞물려 난항을 겪어 결국 무산된 바 있다.

심형준 기자/cerju@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