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비아 사태 3대 예상 시나리오?
리비아 반정부 시위대의 무장저항이 카다피 정권의 무력진압과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리비아 사태의 향배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혼미 정국으로 치닫고 있다. 전문가들은 카다피가 화학전 등 배수의 진을 치고 마지막까지 격렬히 저항할 것이라는 데 입을 모으면서 카다피 축출 이후 시나리오로 ▷ 무정부 상태 하에 과격세력의 득세 ▷ 군부 쿠데타에 의한 군 정권 탄생 ▷ 국제사회의 개입 등을 내놓고 있다.

▶시위대 카다피 축출 후 과격세력 득세=뉴욕타임스(NYT)는 27일 리비아 사태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반정부 시위대가 카다피를 전복시킨 뒤 급진세력이 발호해 아프가니스탄이나 소말리아 같은 무정부 상태가 되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현재 리비아 동부지역을 장악하고 수도 트리폴리를 압박해 가고 있는 반군 세력 중에서 강력한 부족이나 연합 세력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오랜 기간 형성된 부족 간 경쟁구도는 카다피 전복 후 오히려 부족 간 내전으로 발전하면서 이들의 단합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영국 엑서터 대학의 오마르 아슈르 교수는 전망했다. 이에 따라 카다피의 뒤를 이를 마땅한 정치세력이 없는 상태에서 알-카에다 등 이슬람 과격세력이 득세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NYT는 미국 대 테러 조직 관리들의 발언을 인용 “리비아 사태가 처음 발발했을 때부터 알-카에다와 그 지부세력이 혼란을 틈타 기회를 잡을 것을 우려해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정부 세력의 단합은 카다피 축출 직전까지만 일시적으로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와 관련, 옥스퍼드대 데이비드 앤더슨 교수는 “야당이 들어와 정권을 물려받을 것 같지도 않고 군도 그럴 수단이 없는 것 같다”면서 “당분간 권력 공백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군부 쿠데타 후 군정 등장=현재 리비아 보안군 12만명 중 대부분이 카다피 정권에 등을 돌렸으며 충성파 10%만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 인디펜던트는 카다피가 26일 트리폴리 시민들에게 총기를 지급한 점을 들어 카다피 수중에 남은 혁명수비대와 외국 용병의 병력마저도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카다피 주변의 핵심 친위대들도 종국엔 카다피와 국민들의 복수 사이에서 고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카다피에 맞선 리비아 군이 쿠데타를 일으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앤더슨 교수는 “권력을 잡으려는 군 세력 간 마찰이 빚어지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상당히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집트나 튀니지와 달리 리비아 군은 통일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군의 중간 간부급 이하에서는 전투기 조종사들의 몰타 망명 등 반대 세력에 합류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으나, 카다피 정권의 직속 병력인 약 2만여명 규모의 혁명위원회와 5남 카미스가 이끄는 민병대 제32여단에서는 분열 소식이 없다. 다만 군부와 보안 기관들 간 뿌리 깊은 갈등은 카다피의 권좌를 흔들 주요 불안요소가 될 수 있다고 아슈르 교수는 전망했다.

3가지 예상 시나리오=수세에 몰린 카다피가 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를 동원해 시위대를 공격하는 막가파식 시나리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제사회의 무력개입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리비아는 지난 2003년 화학무기 포기를 선언한 뒤 보유했던 화학무기의 절반 가량을 폐기했지만 아직 9.5t 분량의 겨자가스 등 상당한 화학무기가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 리비아 제재 결의를 채택한 데 이어 미국, 영국, 이탈리아, 유럽연합(EU) 등도 한목소리로 카다피 정권의 무력진압을 비난하며 압박조치를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 아슈르 교수는 국제사회가 리비아에 대해 중요한 법적 의무를 갖고 있으며 리비아군과 공안기관 등의 책임자들은 살상 행위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카다피의 동서인 압둘라 세누시 등 카다피 수하 인사들에 대해 국제 체포영장이 발부되면 살상 명령을 내리기 전에 다시 생각해 보게 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러나 인디펜던트는 유엔 안보리가 실제로 무력사용을 허용한 것은 1950년 한국전과 1990년 쿠웨이트전 등 두 차례에 불과했다면서 유엔이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하기보다 ‘말의 성찬’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