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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규한 쌍용차 노조위원장 “회사정상화가 우선”
[서귀포=이충희 기자]“회사 정상화가 우선입니다. 투쟁을 하더라도 회사부터 완전히 살려놓고 해야죠.”

쌍용자동차가 우여곡절 끝에 탄생시킨 신차 코란도 C 출시행사에서 만난 김규한(44) 쌍용차 노조위원장의 얼굴을 상기돼 있었다. 법정관리와 공장점거 파업 등을 거치면서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던 코란도 C를 시장에 선보이며 쌍용차가 재기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데 대한 감회가 남다른 듯했다.

하지만 여전히 비장한 표정이었다. 인도 마힌드라&마힌드라가 새로운 주인으로 나섰지만 스스로 살아남지 않으면 투자도 기대할 수 없다는 절박함 때문이었다.

김 위원장은 “마힌드라도 기업인데 쌍용차를 인수했다고 수익성도 따지지 않고 곧바로 대규모 자금을 투자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면서 “코란도 C를 바탕으로 회사가 안정되어야만 이후에 대한 기대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의 완전 경영정상화를 위해 쌍용차 노조는 큰 결단을 했다. 지난해 임단협을 회사에 일임한 데 이어 올 임금협상 역시 회사에 모든 결정을 맡기기로 한 것.

김 위원장은 “신차가 나오고 새로운 주인이 나섰다고 해서 임금협상에 에너지를 낭비하기보다는 회사 정상화를 위해 힘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이 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노조로부터 임단협을 일임받은 쌍용차는 작년 임금을 동결했다. 대신 격려금을 100만원을 모두에게 지급했다. 상황은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비록 법정관리에서 벗어나고 자금운용에 숨통은 트였지만 완전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이해한 노조가 올 협상도 회사에 양보하기로 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받은 격려금 100만원은 다른 회사 직원들이 받은 1000만원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면서 “힘들지만 월급이 매달 밀리지 않고 꼬박꼬박 나오는 것 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회사를 살리기 위해 조합원들이 하나로 똘똘 뭉쳐 일하는 등 현장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했다. 이전에는 라인 중 일부에 문제가 생겨 생산이 중단되면 모두 손을 놓고 있었지만 지금은 문제가 발생한 곳으로 달려가 모두 힘을 모아 해결하고 곧바로 라인을 가동시킬 정도라고 설명했다.

덕분에 현장인력이 예전 5600명에서 지금은 3000명으로 크게 줄었음에도 별다른 문제 없이 완전 가동 수준인 가동률 95%를 유지하고 있다. 또 코란도 C 행사장에 현장 일반 조합원 중 한 명을 초대해 회사가 왜 이러한 행사를 하고 , 왜 행사가 필요한지 직접 체험하도록 했다. 노사가 서로를 이해하고 힘을 합치기 위해서 취한 조치였다.

김 위원장은 “예전에는 직원들이 생산라인을 세우려고 출근했다면 지금은 생산라인이 멈추지 않도록 하려고 출근하고 있다”며 웃었다.

상급단체 탈퇴로 오히려 현장을 돌아볼 시간이 늘어나 도움이 된다는 김 위원장은 생존을 위해서는 상급단체도 변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제는 조합원들도 예전 노조의 폐해를 잘 알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현장뿐만 아니라 상급단체도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충희 기자 @hamlet1007>
hamle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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