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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靑 파견 관료·행정관 등... 정치권·공기업 빈자리 촉각... 나랏일 뒷전 벌써 업무 공백... 최측근은 잇단 비리 연루......“개헌등 큰일 벌이기보다... 국민과 소통·민생전념을”
李대통령, 레임덕 없다지만… 4년차 증후군‘딜레마’
청와대 A 비서관은 요즘 머릿속이 복잡하다. 청와대를 거쳐 여의도 입성을 목표로 지난 3년간 밤잠을 설쳐가며 일했지만, 정권의 종착역이 2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물러날 타이밍을 찾기가 쉽지 않다. “하반기 정도까지 청와대에 있다가 자연스럽게 공천을 위해 뛰고 싶다”면서도 “ (자리에서 물러나면) 잠시 머무를 자리를 찾아봐야 하는데…”라고 답답한 심사를 토로했다. 관료 출신의 B 비서관. 그는 요즘 ‘고향 집(청와대 파견 전 근무하던 부처)’ 동향 파악에 많은 시간을 보낸다. 청와대를 나와 바로 복귀할 자리가 생기면 좋은데, 그렇지 않으면 공중에 뜰 수도 있다. ▶관련기사 4·5·23면
오는 25일로 취임 3주년을 맞는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 최전선에서 뛰던 핵심 인력 가운데 본업보다 밖의 상황을 기웃거리며 ‘지금 뭔가 챙겨야 하지 않나’ 고민하고 있는 이들이 많다. 대통령 직속위원회 C 팀장은 앞으로 일자리가 고민이다. 자리를 보전하며 나랏일을 계속할까 고민도 했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실업자 신세 되기 십상이라는 걱정이 앞섰다. 그는 “공기업 인사를 앞두고 줄을 대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면서 “다들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 정부의 성공을 위해 헌신하는 인사들도 많지만, 앞서 안정된 자리를 찾은 인사들은 부러움의 대상이다. 지난해 청와대를 떠나 ‘신의 직장’이라는 금융업계 임원 자리를 꿰찬 D 전 행정관은 “좋기는 좋더라. 고생한 직원들이 다들 제 살 자리를 찾아야 할 텐데…”라며 청와대 직원들의 보상심리를 인지상정이라 했다.
정권 후반기 청와대 직원 사이에 ‘엑소더스’ 분위기가 형성되는 등 권력 측근들의 기강 해이와 제 몫 챙기기가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은 권력과 무관하다”면서 ‘일하는 정부’의 구심력(단합)을 강조하지만, 제 갈 길을 찾고자 하는 직원들의 원심력은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레임덕도, 측근 비리도 없다”던 대통령의 공언과는 달리 대통령의 최측근들은 건설 현장 식당 비리 의혹을 계기로 줄줄이 옷을 벗고 있다.
함성득 고려대 교수는 “권력을 가진 세력들은 국민에게 봉사한다는 생각보다 당장 권력을 향유하려 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권력형 비리나 레임덕 우려를 애써 부인하기보다는 공정 인사와 대국민 소통 강화 등 권력 누수를 최소화할 현실적 접근법을 찾는 게 집권 4년차 국정 운영의 성공 열쇠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2면 7칼럼으로 계속
양춘병 기자/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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