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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디션 10분만에 탈락은 잔인…후배위해 연기아카데미 세울터”
영화‘사랑이 무서워’개봉 앞둔 임창정
하는 일도, 할 일도 참 많다. 임창정(38) 이야기다. 뭐 하려고 그렇게 일을 해댈까. 임창정은 “크게 벌어 크게 쓰고 싶다”고 했다.

어느덧 스크린에서 임창정은 ‘코미디의 달인’이 됐다. 그가 등장하면 무조건 한 번은 웃겨준다. 최근작 ‘청담보살’에서도, ‘불량남녀’에서도 그랬다. 작품 수준은 기복이 있어도, 그가 하는 코미디는 실패가 없다. 이번에는 ‘사랑이 무서워’다. 김규리와 공연한 이 작품에서 임창정은 홈쇼핑에서 ‘시식모델’로 일하는 외모, 학벌, 패션센스 ‘평균 이하’의 남성을 연기한다. 그가 동료 홈쇼핑 모델인 미모의 여성을 사모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이 웃음의 소재다.

“객석에서 ‘빵’ 터져서 주위를 둘러보면 다 남자들이 깔깔대는 거예요. 그 이유를 잘 알아요. 남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상황이기 때문이죠.”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임창정은 스케줄만 읊는 데도 숨이 벅찼다. 18일부터 뮤지컬 ‘라디오 스타’의 지방 순회공연이 예정돼 있고, ‘사랑이 무서워’ 개봉(3월 10일) 이후 스릴러 영화 ‘창수’를 찍을 예정이다. 오는 5월엔 애초 본업이었던 가수로 돌아와 앨범 발매도 한다. 최근 화장품 브랜드를 론칭해 사업가로서도 야심을 보여줬고, 6월엔 처음으로 TV 드라마 주인공을 맡아 출연한다. 내년엔 자신이 쓴 시나리오로 영화를 제작ㆍ감독ㆍ주연할 포부를 갖고 있다. 후배 양성을 위한 연기아카데미 사업도 구상 중이다. 이르면 내년 설립한다. 무서운 속도다.

“돈을 많이 벌었었죠. 아마 결혼을 일찍 했으면 다 모였을 거예요. 그런데 지금은 어디갔는지 모르겠어요. 정말 큰 돈을 벌고 싶어요. 그래서 어려운 사람과 나눠쓰는 게 꿈입니다. 누구는 없으면 없는대로, 있으면 있는대로 조금씩 기부하는 것이 옳다고 말하지만, 저는 스타일이 다른 거죠.”


임창정은 영화 ‘남부군’(1990)으로 데뷔한 이후 연기경력 21년째를 맞았다. 출연작이 어느덧 30편이 가깝다. 고교 재학 중인 17세 때부터 오디션의 문을 두드렸다. 신인 시절 ‘너같은 친구들 때문에 경쟁률만 높아지는 거야. 공부나 해 임마’라는 핀잔을 들은 경험이 숱하다.

“어떤 사람은 진가를 1년 후, 2년 후에 발휘할 수도 있는데 10분의 오디션으로 잔인하게 내쳐지는 현실이 싫었다”고 한다. 후배 양성을 위한 연기아카데미를 설립하려는 이유다.

그가 정작 거의 모든 작품에서 빼놓지 않고 보여준 것은 눈물이다. 우스꽝스러웠던 평균 이하의 남성이 눈물을 흘리며 보여주는 진심은 관객을 설득한다. 이번 영화에서는 약 1분간 ‘롱테이크’로 그의 눈물을 담았다. ‘색즉시공’에서 영화 후반부 차력을 보여주며 흘린 눈물에 비견하며 스스로 “가장 공을 들인 장면”이라고 했다.

그는 6세, 4세, 1세의 아들 형제를 둔 행복한 가장이기도 하다.

‘ “제일 못생긴 둘째가 얼굴도 끼도 나와 닮았다”고 말하는 임창정에겐 그말마따나 ‘평범한 남자’의 행복이 담뿍했다.

이형석 기자/ suk@heraldcorp.com
사진=박해묵 기자/ m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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