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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교수·변호사도 가세…다시 광장으로
이집트 반정부 시위 3주째…구글 직원 석방으로 새국면
수만명 시민 그호님 연호

주춤하던 시위 분위기 고조


무바라크 獨망명설 눈길

美도 이집트 지도부 비난


이집트 민주화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구금됐던 구글 직원 와엘 그호님(30ㆍ사진)이 풀려나면서 시위대에 새로운 동력이 되고 있다. 그호님의 석방으로 고무된 시위대는 시위 보름째인 8일 대학교수와 변호사, 노동조합 등이 새로 가세하면서, 20만명가량이 타흐리르 광장에 모였던 일주일 전에 버금가는 기세를 유지했다.

▶‘영웅’ 그호님 등장에 시위 재점화=석방 다음날인 8일 그호님은 이집트 민주화 성지인 타흐리르 광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시위대의 박수와 갈채를 받으며 연단에 올라 “나는 영웅이 아니며 순교한 이들이 바로 영웅”이라고 말한 뒤 “무바라크는 사퇴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수만명의 시민이 그호님을 따라 연호하며 시위 분위기는 고조됐다.

시위 3주째를 맞아 정부의 개혁안 발표와 시위 장기화에 대한 여론 악화 등으로 다소 주춤하던 시위대는 그호님의 출현으로 새 국면을 맞게 됐다. 특히 석방 직후 그가 한 방송사와 했던 인터뷰가 전국으로 생중계되면서 시위에 관심이 적었던 중산층들마저도 광장으로 이끌어냈다.

상류층 주부인 피피 샤우키(33)는 그호님이 울먹이며 “우리는 이집트를 사랑하고 우리에겐 권리가 있다”고 말한 장면을 TV에서 보고 “함께 울었다”고 말했다. 타흐리르 광장 시위에 처음 참여했다고 밝힌 샤우키는 “그호님이 내 아들처럼 느껴졌고, 이곳에 나온 젊은이 모두가 내 아들 같다”고 말했다.

▶정부 개혁 공세에 반응 ‘냉랭’=정부는 7일 추가 개혁안 발표에 이어 8일에도 개헌위원회 및 정치개혁이행감독위원회 설립을 승인하며 개혁 공세를 이어나갔다. 개헌위원회는 대선 입후보 자격 완화 및 대통령 연임 제한 규정을 신설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시위대로부터 즉각 퇴진 압박을 받아온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은 이날 공식 일정을 수행하며 임기 유지에 대한 의지를 재천명했다. 그러나 시위대는 정부의 개혁안에 구체성이 결여됐다고 비난하면서 무바라크의 즉각 퇴진이 이뤄질 때까지 시위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집트 야권의 핵심 세력인 무슬림형제단은 대통령뿐 아니라 무바라크 체제의 총사퇴를 요구하며 투쟁 결의를 다짐하고 나섰다.

한편, 독일 현지 언론들은 무바라크 대통령의 독일 망명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제기, 관심을 끌고 있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이날 무바라크 대통령이 건강검진 명목으로 독일 병원들과 협의 중이며, 특히 독일 남서부 바덴바덴 인근 뷜 시에 있는 ‘막스-그룬디크-클리닉 뷜러회’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美, 이집트 지도부 비난=미국마저 술레이만 부통령을 비난하고 나서면서 정부 쪽으로 기울던 사태 국면은 다시 혼란을 맞고 있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7일 술레이만 부통령이 “이집트는 민주주의를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됐으며 반체제 인사 억압 조치를 해제할 때가 아니다”고 최근 밝힌 데 대해 “명백히 도움이 안 되는 발언”이라며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이는 미국이 지원하는 술레이만 부통령 주도의 ‘점진적인 개혁’이 야권의 호응을 얻지 못하면서 회의적인 비난 여론이 제기되는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오바마 행정부가 개혁과 신중론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하면서 ‘미국이 이집트의 민주화보다는 안정을 우선시하고 있다’는 인식을 주고 있다고 8일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조 바이든 미 부통령은 이집트 주민의 열망에 부응해 즉각적이고 되돌릴 수 없는 진전을 만들어내라고 술레이만 부통령에게 촉구했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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