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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깡통사정’ 논란에 이가는 검찰…수사방식 바꿔 2차 사정
검찰의 와신상담이 예사롭지 않다. ‘검찰 위기론’을 수뇌부도 자인, 자성론이 확산되면서 ‘몸으로 보여주자’는 의지가 퍼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펼쳐진 ‘검찰 대(對) 대기업’ 승부에서 검찰이 사실상 완패한 게 결정타였다. 최근 단행된 고검장급 순환인사로 분위기 쇄신에 나선 검찰로선 본연의 임무인 부정부패 척결에 진력해 무너진 자존심을 세워야 하는 상황이다. 1차 시한은 김준규 검찰총장의 임기만료 달인 8월. 주어진 7개월 간 속도감 있게 좌표를 재설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관건은 사정 타깃의 호락호락하지 않은 맞대응을 제압할 검찰의 능력 확보다.

▶기업수사서 굴욕, 상처난 자존심= ‘올곧은 칼잡이’로 평가받던 남기춘 서울서부지검장을 대대적 기업수사에서 잃은 게 검찰로선 뼈아프다. 한화그룹 비자금 수사에서 무리하게 밀어부친다는 일각의 지적에 남 지검장 스스로 사표를 낸 것. 380여개에 달하는 차명계좌와 4800여억원의 경제범죄 혐의액을 밝혀냈지만,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라는 한화 측 주장에 맞딱뜨린 검찰은 거센 외풍에 시달려야 했다. 태광그룹 비자금 수사(서부지검)도 4개월간 표류하다 서둘러 1차 수사를 마무리했다. 앞서 대검찰창 중앙수사부의 C&그룹 비자금 의혹 수사도 개연성이 농후한 정ㆍ관계 로비 의혹을 파헤치는 데까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건설현장 식당 비리의혹 수사(서울동부지검),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 입법로비 수사(서울북부지검)의 경우 핵심 인물을 구속하는 등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검찰은 정치인의 반발과 법원의 주요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등 험로를 걸으며 수 차례 자존심을 구겨야 했다.

‘박연차 게이트’ 이후 1년여간 휴지기를 가진 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한 전방위 사정은 소리만 요란했던 ‘깡통사정’이라는 평가가 엄존한다.

▶수뇌부 “방식을 바꿔라” 잇딴 주문=굴욕은 검찰에 독기를 품게 한 양상이다. 기업수사에서의 패인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남 지검장의 사퇴에 이어 지난 1일자로 단행된 고검장 순환인사가 불을 당겼다.

한상대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은 취임사에서 ‘검찰의 혼’까지 거론하며 조직에 심기일전을 촉구했다. 그는 “모두 반성하자. 현실에 대해 분개하고 부끄러워 해야 한다. 우리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몸으로 드러내고 실천으로 보여줘야 한다”며 “사람중심의 수사, 보물찾기식 수사는 더 이상 성공할 수 없다. 분석적 과학적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근호 신임 법무연수원장도 지난달 31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수사는 예술이 아닌 과학”이라며 “이제는 검증된 원칙으로서의 ‘수사 10계명’이 필요하다”고 썼다.

검찰은 앞서 진행한 사정수사 외에 상당한 양의 범죄정보를 축적한 걸로 전해지는 만큼 조만간 수사 패턴을 바꿔 강도높은 2차 사정에 나설 것으로 검찰 안팎에선 보고 있다.

<홍성원 기자@sw927>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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