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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럭셔리 경차...수입차 vs 국산 전쟁 터진다
맞선 자리에 남자가 경차를 타고 나가면 상대 여성에게서 100% 애프터 신청을 못받는다는 속설이 있다. 하지만 이런 말은 이제 달라진 경차 문화에 대해 잘 모르고 하는 소리다.

소형차보다도 작아 경제적으로 쪼들리는(?) 사람들이나 타는 자동차라는 이미지였던 경차가 럭셔리 스타일로 잇따라 탈바꿈하고 있다.

과거 대우자동차 시정 국민차 개념으로 출시됐던 티코가 300만원대의 파격적인 가격을 내세우며 경차를 대표하는 모델이 됐을 때만 하더라도 ‘경차는 싼 차’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1500만원대까지 치고 오르면서 고급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일 영국의 고급 스포츠카 브랜드인 애스턴마틴은 1.3ℓ 경소형차 ‘시그넷’을 한정판(블랙&화이트 스페셜 에디션)으로 공개했다. 애스턴마틴은 올 봄부터 유럽의 일부 전문직 종사자를 대상으로 이 차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가격은 기본형이 3만995파운드(약 5400만원), 고급형은 3만9995파운드(약 7000만원)에 달한다.

영국의 시그넷까지는 아니지만 국내 경차 시장에서도 고급화의 바람이 거세다. 메르세데스-벤츠의 2인승 경차 ‘스마트포투’는 국산 중형 승용차 값인 2000만원대 경차다. 최근 스마트 국내 판매를 맡고있는 스마트코리아는 2011년형 모델을 새롭게 내놨다.


소비자 가격은 쿠페ㆍ카브리오ㆍMHD 등 트림(등급)별로 2290만~2790만원이다. 국산 중형차인 현대차 쏘나타나 기아차 K5, 르노삼성 SM5와 비슷한 가격이다.

여기에 배기량 999㏄ ‘스마트포투’는 가솔린 자동변속기 차량임에도 공인연비가 ℓ당 평균 20㎞를 넘는다. 게다가 LCD 모니터와 아이팟 지원 오디오 시스템까지 편의기능을 두루 갖추고 있어 경제성과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창 인기몰이 중이다.

기아자동차가 지난 24일 발표한 뉴모닝도 기존 경차의 편견을 깨는 고급 옵션을 두루 선보였다. 경차에 사이트ㆍ커튼 에어백을 포함해 6개의 에어백을 적용했고, 음성인식 DMB 내비게이션과 후방카메라도 옵션이다. 겨울철 운전자의 체온 보호를 위해 열선시트와 열선 스티어링휠도 편의장치로 추가했다. 편의 사양만으로는 어떤 중형차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9000여대가 계약돼 지금 계약해도 한 달 이상 기다려야 차량을 인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인기다.




김부식 기아차 국내상품팀장은 “신형 모닝의 편의사양은 오피러스급”이라고 말했다. 뉴모닝이 국산 고급 경차의 시작을 알리는 서막을 올린 셈이다.

정식 수입은 아니지만 병행수입을 통해 국내 시장에 노크를 한 글로벌 경차들도 눈에 띈다. 특히 일본의 경차 전문 업체인 다이하츠의 ‘미라’와 ‘코펜’ 모델은 3000만원대 후반의 다소 비싼 가격에 우리나라 도로사정에 맞지 않는 좌핸들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날로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앞서 소개한 애스턴마틴의 시그넷의 기본 차체이기도 한 도요타 ‘IQ’도내년 미국형 모델이 출시하면서 국내 수입 가능 여부에 대해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프랑스의 푸조자동차를 국내에 수입하고 있는 한불모터스는 현재 국내 시판 차량중 가장 소형인 ‘207’ 보다도 한 단계 더 아래급인 ‘107’ 모델에 대해 아직은 수입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히려 이를 이용해 병행수입 시장에서 ‘107’ 차량에 대한 늘어나는 수요를 맞춰주고 있는 실정이다.

가격에서는 이미 왠만한 소형차급부터 중형차급까지 치고 올라곤 경차. 이제 내용 면으로 봐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까지 이르게 됐다. 이제 차를 선택할 때도 ‘크기’는 단순히 소비자의 ‘기호’가 되고 있다.

<윤정식 기자@happysik>
yj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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