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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억원 종착역은 어디?
법정공방 반전에 반전…한명숙 다시 수세
건설업체대표 또 증언 번복

민원 도움 준 정황도 포착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한 공판에서 핵심증인들이 돈의 용처를 둘러싸고 엇갈린 증언을 하며 공방을 벌이는 등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건설업체 대표 한모(50ㆍ구속) 씨도 ‘한 전 총리에게 돈을 건네지 않았다’는 기존 주장을 굽히지 않았으나, 돈의 용도와 행방에 대해서 말을 다시 바꿔, 한 씨 진술의 신빙성이 의심받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우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건설업자 한 씨가 한 전 총리 대신 실제 돈을 건넨 대상이라고 지목한 전 부사장 박모 씨와 일산 H교회 김모 장로가 대질했다. 한 씨는 “5억원가량을 두 차례에 걸쳐 박 씨와 김 씨에게 공사 수주 로비용 ‘실탄’으로 줬다”며 “그 돈의 종착역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가 아닌 이들에게 돈을 줬다는 진술을 고수하면서도, 당초 성과급이었다던 돈의 용도를 ‘로비용’이었다고 말을 바꾼 것. 그러나 박 씨와 김 씨가 “한 씨에게 현금과 달러를 받은 적이 없다”며 한 씨의 이 같은 진술을 전면 부인해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한편 이날 공판에서 H교회 김모 장로는 교회 신축과정에서 문화재지표조사로 공사과정에 문제가 생기자 2007년 말 한 전 총리의 소개로 유홍준 당시 문화재청장을 직접 만났다는 주장도 했다.

H교회는 한 씨가 대표로 있던 건설사가 수주를 추진하던 곳이었다. 김 씨는 “2007년 7월 한 전 총리가 직접 전화를 걸어와 유 전 청장 수행비서의 전화번호를 알려줘 유 전 청장을 직접 만나 문화재지표조사에 관한 조언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H교회는 지표조사를 받지 않고 공사를 했다”며 “결국 한 전 총리가 한 씨 측 민원을 들어준 셈이며 이는 한 씨와 한 전 총리가 절친한 사이였음을 보여주는 정황 증거”라고 설명했다.

한 전 총리에 대한 다음 공판은 17일 오후 2시에 열린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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