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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장님, 전..." ‘함바 게이트’, 경찰 자복 메일 100여통 열어보니
건설현장 식당(함바집) 비리 수사와 관련, 경찰이 자진신고와는 별도로 사건의 핵심 인물인 유상봉 씨와 접촉한 경찰 명단을 자체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유 씨와 접촉했다고 자진신고한 총경급 이상 경찰이 아직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감찰담당관실에 유 씨와 접촉했다고 알려온 총경급 이상 간부가 아무도 없었다.

경찰청 감찰실 담당자는 “일부 지방청과 외부기관, 대학 등으로부터 100여통의 메일을 받았지만 모두 유 씨와 접촉 사실이 없었다는 내용 뿐이었다”고 전했다.

경찰청은 자진신고 대상자가 총경 이상 간부급인 만큼 자진신고 형식을 감찰실을 통한 보고가 아니라 경찰청장에 친전(親展)하는 형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경찰청장 앞으로 자필로 쓴 서한을 통해 자진신고를 하라는 것이다. 자진신고 형식을 친전으로 바꾸면 비리 사실이 감찰실 실무자에게 공개되지 않아 간부들이 수월하게 비리를 신고할 수 있고, 친전에 자필 서명이 들어가기 때문에 향후 검찰 수사에서 증거로서 효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게 경찰 측 설명이다.

경찰은 자진신고자와 별도로 유 씨와 접촉한 경찰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재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총경 2명과 경감, 경정 각각 1명 등 검찰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10여명의 경찰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이 공개 수사를 시작할 경우 검찰 조사와 별도로 유 씨와 접촉한 인사를 파악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청 감찰실 담당자는 “함바집 사건이 아니더라도 타 기관에서 경찰을 상대로 사정을 하게 되면 경찰 자체적으로 관련 인사를 파악하게 된다”며 “검찰 수사 개시를 통보받으면 검찰로부터 받는 수사대상 경찰 명단과 별도로 감찰팀 내부에서 색출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또 김병철 울산경찰청장과 양성철 광주경찰청장 외에 사건에 연루된 경찰 간부에 대해 대기발령은 아니더라도 현직을 수행하기 힘들 정도의 유사한 조치가 이뤄질 전망이다. 김 청장과 양 청장은 이미 치안정책연구소로 전보돼 사실상 대기발령 조치됐다.

조현오 경찰청장은 이와 관련해 “상상하기조차 싫을 만큼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지만, 이 사건을 경찰이 깨끗해지는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며 경찰의 자정 노력을 강조했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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