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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빚더미 앉은 미국 ‘軍살빼기’ 박차
“5년간 국방비 780억弗 삭감”

게이츠 국방장관 밝혀


9·11테러 이후 첫 감축

공화당 벌써부터 반대


아프간엔 1400명 증파

추가 감축 쉽지 않을듯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미국이 국방 예산도 대폭 삭감하기로 했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6일 기자회견에서 “백악관이 향후 5년간 국방 예산 780억달러(약 88조원)가량을 줄이라는 지시를 내려 이를 이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9ㆍ11 테러 이후 대규모 국방 예산 삭감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이날 국방부가 전황이 악화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에 해병대 1400명을 증파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이뤄진 군비 감축이어서 빚더미에 오른 미 정부의 고육책으로 보인다.

게이츠 장관은 회견에서 “글로벌 경기 후퇴와 정부 지출을 줄여야 한다는 국내적 압력에 의한 것”이라며 “예산 절감을 위해 불필요한 무기 도입계획을 취소하고, 육군과 해군을 합쳐 4만7000명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12년 국방 예산은 애초 국방부 요구보다 130억달러 적은 5530억달러가 될 전망이다. 이는 3% 경제성장률을 반영한 것이나, 국방부는 2015년과 2016년 예산의 경우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지 않고 동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프간과 이라크전 관련 예산은 국방부 예산과 별도로 운용된다.

군 병력 축소도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2015년부터 시작된다. 육군 현역은 현재보다 2만7000명(4.7%), 해군은 2만명(9.8%) 줄여 60억달러를 절감할 것으로 국방부는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계획이 현실화된다면 2001년 9ㆍ11 테러 이후 지속된 증강 기조가 처음으로 반전되는 것으로, 병력 규모는 9ㆍ11 테러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게 된다.

반면 국방부는 군 의료보험인 트라이케어 예산은 증액을 요구했다. 인상분에는 65세 미만 퇴역 군인과 그 가족을 위한 비용까지 포함돼 논란이 예상된다.

이와 별개로 국방부는 또 신형 상륙용 장갑차(EFV) 도입계획을 취소하고, 록히드마틴의 F-35기 구입을 연기하는 등 무기 체계 보강비용을 줄여 40억달러를 절감했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은 벌써부터 의회의 반발을 사고 있다. 하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차지하게 된 공화당은 무기 프로그램 도입을 취소하면 일자리도 줄게 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토드 아킨 미 하원 군사위원회 위원장은 예산 삭감계획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티파티 소속 의원들은 다른 재정 지출과 마찬가지로 국방부 예산도 삭감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어 의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미지수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마이클 멀린 합참 의장은 예산 삭감계획을 절대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8월 게이츠 장관은 군 장성 축소를 포함한 구조조정 등을 통해 1000억달러를 절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780억달러 예산 삭감은 이와 별도로 진행된다.

한편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 해병대 1400명을 추가로 증파하기로 결정했다.

데이브 레이펀 미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해병대 추가 파병과 관련해 게이츠 장관의 승인이 전날 이뤄졌다”며 “이번 증파는 아프간에서 이룬 성과를 공고히 하고 탈레반에 대한 추가 압박을 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수주 내 병력이 아프간에 파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은 해병대가 이르면 이달 중순부터 아프간에 도착할 것이며, 주로 칸다하르 주변 남부 지역에 배치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오는 7월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가 시작될 예정인 가운데 나온 것으로, 최근 아프간의 불안정한 정세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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