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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SBS ‘아테나’에 KBS ‘아이리스’ 장면이?
SBS 월화드라마 ‘아테나:전쟁의 여신’은 드라마 초반부에 지난 2009년 방영된 KBS ‘아이리스’의 장면들을 내보냈다. ‘아테나’가 ‘아이리스’의 스핀오프(Spin-off:많은 인기를 끌었던 프로그램의 등장인물에 근거해 새롭게 만들어내는 작품)라는 점을 감안해도 경쟁사의 드라마를 활용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밖에도 ‘아이리스’에서 조명호 대통령 역을 맡았던 이정길, 북한 요원 박철영과 선화 역의 김승우ㆍ김소연이 재등장하고 국가정보원 NTS와 내부 비밀조직, 북한 요원이 얽힌 극의 주요 골격도 그대로 따왔다. ‘아테나’ 측은 앞으로도 ‘아이리스’의 영상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아테나’의 이같은 시도를 “방송사와 외주제작사 간 권력관계 변화의 상징”이라도 평가한다. 지금까지는 방송사가 판권을 독점했지만 최근 힘있는 제작사가 판권 권리 찾기에 나서면서 KBSㆍSBS가 판권을 제작사에 넘겨주고 방영권만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주제작사가 제작비 대부분을 충당하는 대신 방송사는 판권을 포기하고 방송광고 수익만 챙기는 식이다. ‘아테나’는 방영 전 이미 20회 광고를 완판해 약 75억원의 수익을 SBS에 안겼다.

‘아이리스’와 ‘아테나’ 제작사인 정태원 태원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총 제작비가 200억원인데 SBS로부터 그중의 4분의1만 받고 나머지 금액은 자체적으로 충당하고 있다. ‘아이리스’ 방영 당시 KBS와 진통 끝에 방송 판권 부분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고, 전례가 있는 만큼 SBS와도 잘 풀었다. SBS는 방영권만 행사하고 일본 판권 수익의 일부를 가져갈 뿐, 해외판권과 부가판권은 제작사 소유”라고 말했다.

2007년 ‘태왕사신기’를 만든 김종학프로덕션이 처음 판권을 확보한 이래 ‘개인의 취향’, ‘꽃보다 남자’ 등 일부 드라마 제작사들이 방송사와 유리한 계약을 맺었지만 여전히 불공정한 판권 계약 관행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김승수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사무총장은 “예전처럼 굴욕적으로 방송사와 계약하지 않고 능동적ㆍ주도적으로 계약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면서 “앞으로 이런 계약 관행이 점차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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