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본격 성인소설 알리바바(155)
<155>파멸의 시작 (33)
글 채희문/그림 유현숙

마주앉은 채로 서로의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해본 적이 있는가. 자고로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했다. 마음속에서 갈증이 이는데 어찌 눈빛이 평온해질 수 있을까. 두 눈이 이글이글 타오르며 서로를 원하고 있는데 어찌 모른 척 외면할 수 있을까.

“으랏차!”

송유나의 눈빛이 절절해질수록 유민 회장의 마음은 다급해졌다. 마음이 다급해지니 길게 뻗고 있던 왼쪽다리로 그녀의 허리를 감아 채는 힘이 점점 더 강해졌다. 감아 채는 힘이 강해지니 그의 빵빵한 지겟작대기는 노련한 목수가 쐐기 박듯 단숨에 밀려들어갔다.

“아흐!”

송유나는 이제야 숨이 꼴깍 꼴깍 넘어가기 시작했다. 남자를 받아들이되 결코 점령당하듯 하지 않는 자세였으므로 필사의 힘을 다해 육박전을 치르는 기분이었다. 유민 회장과는 겨우 손바닥 하나와 발바닥 하나만을 맞붙이고 있었지만 그녀의 발바닥, 손바닥에서는 불이 이는 것처럼 열기가 번져 나오고 있었다.

그렇구나. 술에 떡이 되어서도 이런 자세에서는 육박전이 가능해 지는구나. 유민 회장은 송유나의 허리를 연신 다리로 감아 채면서 스스로 대견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가 끌어당기면 그녀는 어김없이 발바닥을 밀어 도망가곤 했으니 정복욕에 휩싸인 남자의 본능이 살아나는 모양이었다. 남녀상열지사란 원래부터 그런 것. 도망가면 쫓아오고, 쫓아가면 도망치는 맛이 있어야 흥분되는 법이다. 게다가 서로 마주앉아 눈빛까지 교환하고 있었으니 아, 유민 회장은 이제야 교접의 진수를 느끼게 되었다는 말이다. 그런데…

“아니, 넌 누구냐? 누구냐고?”

마주앉아 응응! 거리면서 한동안이나 눈빛을 교환하던 유민 회장은 이제야 상대방이 골프선수 강유리가 아닌 다른 여자임을 깨달았다. 이런!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단 말인가.

“회장님 애인이지 누구예요, 으헉!”

“애인? 내 애인이라고?”

“그래요, 유리의 성 퀸카 송유나!”

송유나는 연신 박 타듯이 몸을 앞뒤로 요동치며 대답했다. 유민 회장은 갑자기 술에서 번쩍 깨어나는 느낌이었다. 아하, 그렇군. 필름이 끊어졌던 게로군. 그나마 이곳이 평소에 단골로 드나들던 유리의 성이라는 것을 깨닫자 그나마 안심이 되는 눈치였다.

“네가 어째서 나와 박을 타고 있는 게냐?”

“열심히 박을 타야… 으… 으헉… 보물이 쏟아지니까요.”

“보물이 쏟아진다고?”

“아흐, 회장님. 지금… 좀 더 빨리!”

송유나는 어느새 절정으로 치닫는 모양이었다. 유민 회장이 멍청히 앉아만 있자 이번엔 그녀가 뻗고 있던 오른쪽 다리로 그의 허리를 감아 채기 시작했다. 아무리 연약한 여자라 해도 대퇴부 근육의 힘으로 끌어당기는 데에는 별 도리가 없었다.

“어그그!”

절정에 오른 송유나의 비너스가 강렬히 수축되자 유민 회장도 참을 수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렇지, 나이 60을 넘겼는데 지고지순하게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이에서만 상열지사가 이루어지는 건 아니겠지. 그건 욕망일 뿐이겠지. 송유나가 목을 뒤로 깔딱 젖히며 유관순 열사처럼 만세를 부르자 그도 얼떨결에 두 손을 하늘로 들어 그녀의 손을 맞잡았다.

“어, 어… 나도 죽는다.”

유민 회장은 지겟작대기 끄트머리가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욕망이란 어쩌면 우주 창조의 원동력 아니겠는가. 그의 욕망은 어느새 블랙홀 속으로 깊이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계속>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