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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칼럼>고삐 풀린 물가 잡아야 서민경제 산다
희망찬 신묘년 새해가 밝았다. 하지만 서민들의 얼굴엔 희망보다 근심이 더 많은 것 같다. 연초부터 식료품 가격이 급등하는 등 식탁물가 오름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매스컴에선 연일 고물가의 심각성을 우려하는 경고성 뉴스 일색이다. 월급 봉투에 찍히는 숫자는 몇년 째 거의 그대로인데 전세값에 생필품 가격, 은행 대출이자, 난방비, 교통요금, 학원비 등 소비성 항목은 하루가 멀다하고 치솟으니 정말 걱정이 태산이다.

요즘 대형마트나 슈퍼마켓에 가면 누구나 고물가 시대가 왔음을 쉽게 느낄 수 있다. 이를 입증이나 하려는 듯, 커피와 콜라, 사이다 가격이 새해 벽두 부터 줄줄이 올랐다. 몇몇 제품은 인상폭이 두자릿수에 달한다. 그렇지만 정작 걱정스러운 사실은, 이같은 가격인상이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국제 유가와 곡물 등 원자재 시세가 급등하며 서민물가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이미 두바이유의 국제 시세는 6일 현재 배럴당 90달러에 육박하며 단숨에 100달러를 넘볼 태세다. 최근 휘발유, 경유 등 자동차 연료와 주택용 도시가스 요금이 5.2~10%씩 무더기 인상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서민들이 매일 먹고 마시는 식료품 가격도 도미너 인상이 불가피하다. 정부 당국이 새해 1일 부터 유류와 설탕, 마늘 총 67개 품목의 관세를 낮추는 등 조치를 취했지만 약발은 아직 부족한 것 같다. 유통가엔 밀가루 값 인상설이 파다하다. 라면과 빵, 과자, 스낵, 음료 등 주요 생필품의 가격인상이 초읽기에 돌입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구제역 때문에 한우와 돼지의 가격인상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어디 이뿐인가. 한달 앞으로 다가온 설 물가도 큰 문제다. 이번 설 대목은 고물가의 직격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아니나 다를까, 과일이나 한우, 생선 등 주요 설 선물세트 가격이 20%이상 오를 것이란 불안한 전망이 연일 흘러나오고 있다. 이상기온과 구제역 등으로 인해 주요 선물세트의 수급 균형이 깨졌다는 게 그 이유다.

서민들은 그 무엇보다 물가 안정을 바라고 있다. 그러나 요즘 소비자 물가를 들여다 보면 서민을 위한다던 ‘MB물가’가 사실상 실종 상태다. 대한민국의 물가관리 시스템도 신뢰 받기 힘든 게 사실이다. 이같은 위기상황을 인지한 탓일까. 최근 이명박 대통령은 신년 특별 연설을 통해 물가를 3%에서 묶어 두겠다며 ‘물가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몇일 전 공정거래위원회의 지휘봉을 잡은 김동수 위원장도 취임식 자리에서 유통구조 개선을 통해 물가를 잡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어디 이 뿐인가, 정부는 한발 더 나아가 13일 종합적인 물가안정 대책을 발표한다고 한다. 늦은 감은 있지만 정부가 비장한 각오로 ‘물가와의 전쟁’을 선포했다니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다만, 여기에도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있다. 여론에 떠밀려 재탕, 삼탕식 물가 대책을 되풀이해선 고삐 풀린 물가를 결코 잡을 수 없다는 점이다. ‘전체 응답자의 51.6%가 물가 불안을 최대 현안으로 지목했다’는 헤럴드경제의 신년 국민의식 조사에서 보듯, 서민은 물가안정을 원한다. 재차 강조하지만 물가는 반드시 잡아야 한다. 물가를 잡아야 서민이 행복하고 한국경제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calltax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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