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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故함태호 명예회장 상속자산 4000억 오뚜기家 ‘자산총합 1조’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민상식ㆍ이세진 기자] 식품업계에서 마트 시식사원은 일반적으로 파견직으로 고용된다. 이런 관행을 깨고 마트 시식사원까지 모든 직원을 100% 정규직으로 고용한 기업이 있다.

계약직이 없는 회사 바로 ‘오뚜기’ 얘기다.

이런 오뚜기의 기업문화를 만든 오뚜기 창업주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이 지난달 12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함경남도 원산 출신의 고 함 명예회장은 1969년 오뚜기의 전신인 풍림상사를 창업해 국내 최초로 카레를 생산했으며, 토마토 케찹과 마요네스도 국내 최초로 생산하고 판매했다.

그는 사재를 털어 대학생 등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오뚜기재단을 설립하는 등 사회적 기여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 24년간 4200명이 넘는 심장병 어린이도 후원해왔다.

또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외부 재단에 오뚜기 주식 13만5000주(3.93%)를 기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오뚜기 60만543주(17.46%)를 보유했던 고 함 명예회장은 작년 11월 오뚜기 3만주(0.87%)를 장애인복지재단인 밀알복지재단에 기부했다. 당시 오뚜기 주가 시세로 환산하면 315억원 규모다.

별세하기 사흘 전인 지난달 9일에는 오뚜기 10만5000주(3.06%)를 오뚜기재단에 기부했다. 오뚜기재단이 보유한 오뚜기 주식은 기존 17만주(4.94%)에서 27만5000주(7.99%)로 늘어났다.
고 함태호 명예회장이 세상을 떠나면서 그의 명의로 남은 지주사 오뚜기 46만5543주(13.53%) 상속 문제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는 오뚜기 지분 외에도 관계사인 오뚜기라면 11만890주(10.93%), 조흥 1만8080주(3.01%)도 갖고 있다.

그의 오뚜기 지분 13.53%는 1남 2녀 자녀인 함영림(59) 이화여대 교수, 함영준(57) 오뚜기 회장, 주부 함영혜(55) 씨에게 균등하게 상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고인이 재산 분할에 대한 언급을 유서 등을 통해 남기지 않으면, 주식은 직계비속에게 균등하게 상속된다.

고 함 명예회장의 장남인 함영준 회장은 오뚜기 지분 15.3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오뚜기는 이미 함영준 오뚜기 회장 중심으로 경영권 승계가 마무리된 상황이다.

헤럴드경제 슈퍼리치팀이 집계 중인 ‘한국 100대부호 리스트’에 따르면, 함영준 회장은 주식자산 3817억원을 보유한 국내 73위 부호다. 

슈퍼리치 ‘한국 100대 부호’ PC화면 캡처

슈퍼리치 ‘한국 100대 부호’ 함영준 항목 자세히 보기 (PC버전)
슈퍼리치 ‘한국 100대 부호’ 함영준 항목 자세히 보기 (모바일)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함영림ㆍ함영혜 자매도 현재 각각 오뚜기 지분 3.31%씩을 갖고 있다. 이들이 보유한 상장사 오뚜기의 주식 지분평가액은 이달 4일 종가 기준 각각 846억원이다.

현재 고 함 명예회장이 보유한 오뚜기와 조흥의 주식가치는 이달 4일 종가 기준 3485억원에 이른다. 자본총계를 기준으로 집계한 오뚜기라면의 최소 지분평가액 292억원까지 감안하면, 고 함 명예회장이 보유한 주식가치는 3700억원대로 상승한다.

지분 상속 과정에서 증여세는 1800억원대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 상속세ㆍ증여세법에 따르면, 30억원 이상의 상장 주식을 증여하면 증여세는 50%에 달한다.
오뚜기 오너일가 15명의 오뚜기 주식 지분율은 44.18%에 달한다. 고 함 명예회장의 동생 함창호 상미식품 회장, 함승호 씨도 각각 2.7%, 0.98%를 보유하고 있다.

함창호와 함승호가 보유한 오뚜기 등의 주식가치는 이달 4일 종가 기준 각각 693억원, 249억원으로 평가된다.

고 함 명예회장의 손자들도 주식을 증여받아 지분을 갖고 있다. 함영준 회장의 자녀 함윤식(25) 씨, 함연지(24) 씨는 각각 2.04%, 1.16%를 쥐고 있다. 함 회장의 아내 채림(53) 씨도 0.29%의 지분을 갖고 있다.

함윤식과 함연지, 채림이 보유한 오뚜기의 주식 지분평가액은 이달 4일 종가 기준 520억원, 297억원, 74억원이다.

함연지 씨는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뉴욕대학교 티쉬예술학교 연기과를 졸업한 함연지는 지난해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 오하라 역으로 데뷔했다. 그는 지난해 방영된 뮤지컬 형식 오뚜기 카레 광고에서 뮤지컬 배우 임태경 등과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함영준 회장의 자녀를 제외한 오뚜기일가 3세들은 각각 주식가치 70억원 정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장녀 함영림 씨의 자녀 정수진(30) 씨와 정수홍(29) 씨의 오뚜기 지분율은 각각 0.29%, 0.26%이다. 함영림 씨의 남편은 정세장(63) 면사랑 대표이다.

차녀 함영혜 씨의 자녀 정인성(30) 씨, 정윤정(27) 씨는 각각 지분 0.29%를 보유하고 있다. 함 씨의 남편은 정연현(59) 풍림푸드 대표이다.
 
오뚜기 카레 광고에 나온 오뚜기家 3세 함연지(24) 씨

특히 오너 일가가 지분 상당수를 보유한 주요 계열사들은 내부거래를 통해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

오뚜기는 총 19곳의 계열사 가운데 해외 소재 7곳을 제외하면 국내 계열사 12곳을 거느리고 있다.

이 중 오뚜기와 조흥 2곳만 상장사이다. 나머지 비상장 계열사는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성장했다.

오뚜기라면과 식품가공업체 상미식품의 내부거래율은 99%에 육박한다. 고 함 명예회장과 함 회장이 지분 35.63%를 쥐고 있는 오뚜기라면의 지난해 매출 5080억원 중 5050억원이 오뚜기와의 거래에서 올렸다.

함창호 상미식품 회장이 46.4%의 지분을 보유한 상미식품의 지난해 매출 857억원 가운데 839억원은 오뚜기와 오뚜기라면에서 나왔다.

오뚜기제유와 오뚜기물류서비스, SI(시스템통합) 계열사 알디에스의 내부거래 비율도 70%가 넘는다. 매출의 70% 이상을 계열사와의 내부거래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얘기다.

함영준 회장은 오뚜기제유 26.52%, 오뚜기물류서비스 16.97%, 알디에스 6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풍림푸드의 내부거래율도 34.6%에 이른다. 풍림푸드는 고 함 명예회장의 둘째 사위인 정연현 대표가 최대주주(39.3%)인 회사다. 이어 함영준 회장(28.6%), 함영림 씨(10.7%), 정 대표의 아내 함영혜 씨(7.1%), 정 대표의 장남 정인성 씨(2.8%)가 지분을 쥐고 있다.

수산물 가공업체인 오뚜기SF, 광고제작사인 애드리치의 내부거래 비율도 각각 63.7%와 21.6%로 나타났다.

오뚜기SF와 애드리치는 함영준 회장의 자녀들이 지분 다수를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이다.

오뚜기SF는 함 회장의 장남인 윤식 씨가 지분 38.53%를 소유한 최대주주이며, 애드리치는 윤식 씨와 함 회장의 딸 연지 씨가 각각 16.67%를 갖고 있다.

mss@heraldcorp.com
그래픽. 이해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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