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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 사각지대 놓인 장애인 ②]구강 관리 어려운 장애인들, 치주질환 가장 많이 겪는다
-장애인 다빈도질환 1위 ‘치은염 및 치주질환’
-자가 관리 어려워, 주변에서 치아 관리 도와줘야

[사진설명=장애인은 스스로 치아 관리가 어려운 만큼 주변에서 이 닦기 등의 구강 관리를 도와야 한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장애인들이 겪는 건강상 불편은 많지만 이 중 가장 많이 겪고 있는 질환은 ‘치은염 및 치주질환’으로 나타났다. 특히 치과 질환은 장애유형과 상관없이 많은 장애인이 겪고 있었다. 스스로 치아 관리가 힘든 상황인 만큼 주변에서 치아 관리를 도와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가 발표한 ‘2016년 장애와 건강 통계’에 따르면 장애인의 다빈도질환 1순위는 치은염 및 치주질환으로 나타났다. 이어서 급성 기관지염, 등통증(목, 허리통증 포함), 연부조직장애(근육통, 신경통, 류마티스 등 포함), 본태성(원발성) 고혈압, 무릎관절증 순이었다.

특히 치은염 및 치주질환은 지체장애, 시각 및 청각장애와 같은 외부장애 뿐만 아니라 심장장애와 호흡기장애와 같은 내부장애, 지적장애와 같은 정신장애 모두에게서 다빈도질환 1~2위에 해당할 만큼 많은 장애인이 겪는 질환으로 나타났다.

남옥형 경희대치과병원 소아치과 교수(장애인 클리닉)는 “치은염이나 치주질환은 노화의 한 과정으로 일반적으로 40대 이상에게서 많이 나타난다”며 “하지만 장애인 중에는 이미 어린 나이에 이런 질환을 앓아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장애인일수록 구강 위생을 잘 지키기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이다. 남 교수는 “장애를 가진 경우 가장 기본적인 구강 위생법인 칫솔질조차 스스로 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주변(가족)의 도움이 있다면 모를까 스스로 구강 위생을 지키는 것이 쉽지는 않다”며 “더구나 장애인들은 치아에 문제가 생겨도 통증 등을 잘 표현하지 못하다보니 상황이 더 안 좋아지기 쉽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치주질환이 진행되면 결국 치아가 빠지는 날이 앞당겨진다는 것이다. 치아상실은 음식물을 제대로 씹을 수 없게 하고 이로 인해 영양분 섭취도 제한된다. 장주혜 서울대치과병원 중앙장애인구강진료센터 교수는 “치아 상실로 인해 음식물을 잘 씹을 수 없게 되고 이는 결국 영양섭취 제한이나 소화기 장애로까지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치아를 상실한 뒤 임플란트나 틀니 등을 고려해 볼 수 있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다”며 “틀니는 장애인의 경우 스스로 관리가 어렵고 임플란트도 잇몸이 뿌리를 잘 지탱해 줘야 하는데 그것이 잘 되지 않아 결국 임플란트를 심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더구나 장애인 중에는 부정교합 등 치아배열이 고르지 못한 경우도 많아 이런 치아 관련 질환을 겪을 확률이 높다.

장애인은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더 어려운 것도 치주질환을 겪는 또 다른 이유다. 일반인은 치아에 문제가 생기면 금방 조치를 취할 수 있지만 장애인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2016년 기준 장애인의 구강검진 수검률은 22%로 비장애인보다 10% 가량 낮았다. 장애인은 비장애인에 비해 치과 접근성이 낮은 셈이다.

남 교수는 “장애인들이 일반적인 동네 치과를 방문해 진료를 받는 것이 상당히 제한적인 환경”이라며 “그러다보니 대학병원 치과로 몰리고 진료까지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 좌절하는 분도 많다”고 말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주변의 가족 등이 평소 장애인의 치아 관리를 돕는 것이다. 장 교수는 “옆에서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의 이를 닦아주고 올바른 식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며 “이와 함께 일반 치과에 가기 어려운 장애인들을 위해 장애인 전문치과도 활성화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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