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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노란봉투법’ 강행...파업 만성화 감당할 수 있겠나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이 결국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됐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24일 환경노동위원회를 열어 국민의힘이 퇴장한 가운데 전격 의결한 것이다. 야당이 수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어 조만간 본회의 통과도 확실시된다. 대통령실은 이 법이 반헌법적 요소가 크다는 입장이어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커 노란봉투법으로 정국이 또 한 차례 요동칠 전망이다. 대화와 협상은 사라지고 극한 대치만 이어지는 정치 현실이 안타깝고 답답하다.

이 법안이 최종 통과되면 가늠하기 힘들 정도의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이 법안은 쟁의 도중 폭력이나 파괴에 의한 것이 아니면 회사 측이 노조와 노조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게 한 것이 핵심 내용이다. ‘폭력 파괴행위’라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노조가 이를 비켜 갈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설령 이 같은 행위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노조 계획 차원”이라고 하면 조합원 개인은 모두 면책이다. 노조 역시 ‘소송으로 노조 존립이 불가능해지면 소송을 청구할 수 없다’는 조항이 있어 빠져나갈 길은 항시 열려 있다. 노조의 불법 폭력 쟁의에 회사 측이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카드는 손해배상청구 말고는 없다. 하지만 노란봉투법은 이조차도 사실상 막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등 경제6단체가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수십년간 쌓아온 법 체계의 근간이 흔들리고 산업현장은 극도의 혼란에 빠져 기업과 경제가 흔들릴 것”이라고 호소한 것은 이런 까닭이다.

폐해는 이뿐만이 아니다. 사용자의 범위를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로 확대했다. 하청업체 노조가 직접 고용주를 건너뛰고 원청업체를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거나 파업을 벌일 수 있다는 의미다. 대부분이 대기업인 원청업체는 시도 때도 없는 만성적 파업에 시달릴 게 뻔하다. 기업 자체의 타격은 물론 국가경제에 미치는 파장도 커질 수밖에 없다.

노란봉투법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9, 20대 국회에서도 유사한 법안들이 발의됐지만 통과하지 못했다. 이를 뒷감당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과도한 손해배상을 막고 근로자의 권리를 보호한다는 취지라지만 기업 재산권 역시 침해받아선 안 된다. 노사관계는 달리는 수레바퀴와 같다. 균형이 잘 맞아야 안전하고 멀리 굴러갈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수출이 줄어들고 성장률이 고꾸라지는 등 우리 경제가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경제에 치명상을 주고 국론을 가르는 법안은 철회하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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