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CI가 적힌 건물외벽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게티이미지] |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미국 정부가 발표한 반도체법 가드레일(안전장치) 조항 세부 규정안으로 국내 반도체 업계는 일단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생산과 관련, 삼성전자가 이미 감산을 진행 중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는데, 실제 감산이 진행 중일 경우 주가에는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3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가 (반도체) 감산 계획을 철회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달리 이미 삼성전자는 상당한 규모로 감산을 진행 중”이라며 “일부 테스트 및 부품 업체에 의하면 올 1분기 삼성전자에서 수주한 물량이 30% 이상 감소했다”고 밝혔다.
도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D램 재고는 21주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이는 경쟁사와 비교해서도 높은 수준”이라며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삼성전자가 감산 수준을 오히려 확대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사는 올 1분기 메모리 반도체 업체의 이익 컨센서스 하향 진행과 감산 여부에 대한 우려 증가 등을 이유로 3월 관련 업체 주가의 상승 모멘텀이 제한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며 “현재 이익 컨센서스가 충분히 하향됐고, 감산 여부도 수주 물량 등으로 확인됐다고 판단해 주가가 다시 모멘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올 상반기에는 기존 공장의 효율화 작업을 통해 -7% 수준의 자연 감산 효과가 발생될 것으로 보이지만 하반기에는 평택 3공장 및 기존 공장들의 가동률 상승 영향으로 인해 재차 상승 전화될 전망”이라며 “반도체 장비의 경우 평택 3공장으로의 장비 입고에 따른 실적 호조가 예상되고 소재·부품은 삼성전자의 자연감산으로 인한 실적 부진이 예상되나 2분기를 지나면서 실적 모멘텀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날 “메모리 반도체 수급은 2분기 이후 재고감소와 공급축소 효과로 개선이 예상된다”며 “이는 고객사 재고부담이 완화되는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폭도 2분기 이후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들의 공급축소 효과는 3분기부터 수급에 반영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상반기 실적둔화가 불가피하지만, 반도체 주가의 선행성을 고려할 때 하반기 수급개선에 초점을 둔 종목 대응이 필요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상무부가 지난 21일(현지시간) 발표한 반도체법 가드레일 조항 세부 규정안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반도체법이 규정한 투자 보조금을 받으면 이후 10년간 중국에서 반도체 생산능력을 5% 이상 확장할 수 없다. 이 기간 중국 등 미국이 지정한 ‘우려 국가’에서 반도체 생산능력을 ‘실질적으로 확장’하면 보조금 전액을 반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실질적인 확장이 양적인 증산으로만 규정됐기 때문에 중국 공장에서 ‘기술 업그레이드’를 할 길은 열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모두 중국에서 생산 거점을 운영하며, 미국 내에서도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거나 투자 계획을 세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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