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를 든 은행 강도가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나려 하자 이를 뒤쫓는 농협 직원의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충남 공주의 한 농협 직원이 돈을 빼앗아 달아나는 무장강도의 오토바이에 뛰어들어 맨손으로 검거한 사연이 알려져 화제다.
2일 공주경찰서와 세종충남농협에 따르면 전날 오전 9시 30분쯤 공주시 공주농협 한 지점에 검정 마스크에 모자를 쓴 A(40)씨가 들어와 흉기로 직원들을 위협했다.
A씨는 한 손에 가방을 들고 흉기로 은행 직원들을 위협하면서 창구와 서랍에 있던 현금 3700만원을 챙겨 약 1분 20초 만에 현장을 떠났다.
이에 은행의 B계장(40)은 곧장 그를 뒤쫓았고, 미리 준비한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나려던 A씨를 손으로 밀어 넘어뜨렸다. A씨는 오토바이를 세워 다시 출발했으나 B계장은 끝까지 뒤따라가 오토바이를 또 다시 넘어뜨렸다.
이후 은행 점장 C씨와 이 광경을 목격한 시민들이 합세해 A씨를 막아섰고, 결국 A씨는 돈 가방을 두고 달아났다. 도주하던 A씨는 결국 직원이 버튼으로 누른 긴급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B계장은 "조합원들이 힘들게 모아 맡긴 돈을 꼭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평소 은행강도 상황 모의훈련을 했던 점이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도박 빚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은행 직원이 검거에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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