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역이 거래가뭄, 중구는 달랑 6건 거래돼
“금리인상 속 매수세 위축…시장 불확실성 커져”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월별 기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 들어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전달 대비 반토막 수준을 나타내면서 사실상 ‘거래 실종기’에 들어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잇단 금리 인상에 더해 경기 침체·집값 하락 우려 등으로 매수자가 자취를 감추면서 거래량이 더 쪼그라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서울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의 아파트 단지들의 모습. [박해묵 기자] |
3일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매매거래 현황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028건으로, 부동산원이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6년 1월 이후 월별 기준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 7월 매매거래량은 지난 6월(2014건)보다 49.0%, 지난해 같은 기간(4646건)보다 77.9% 각각 줄어들었다. 최근 5년간 7월 평균치와 비교해도 89.4% 감소했다. 그만큼 기록적인 ‘거래가뭄’이라는 의미다.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올해 1~3월 1200~1400건대를 나타냈다가 대통령 선거와 이에 따른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에 힘입어 4월 1624건, 5월 2372건, 6월 2014건 등으로 서서히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금리 인상에 고물가, 경기 침체 우려 등이 맞물리면서 곳곳에서 거래가뭄과 집값 하락세만 뚜렷해지고 있다.
자치구별로 보면 7월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세자릿수를 기록한 곳은 강남구(179건)가 유일했다. 노원구(73건), 서초구(63건), 구로구(61건), 송파구(53건) 등 대다수 자치구가 두자릿수 거래량을 기록했다. 용산구(19건), 강북구(17건), 광진구(15건), 종로구(11건), 중구(6건) 등은 한 달간 체결된 매매거래가 20건에도 못 미쳤다. 특히 중구는 2013년 1월(6건) 이후 9년 6개월 만에 한자릿수 거래량을 나타냈다.
아직 거래 신고기한이 남은 8월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8월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이날 기준 372건에 머물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7월 사상 첫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나선 데 이어 네 차례 연속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매수심리는 더욱 위축되고 있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1.8로 17주 연속 하락했다. 매매수급지수는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단순 수치로만 보면 2019년 7월 1일(80.3) 이후 약 3년 2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13% 내려 2019년 1월 28일(-0.14%) 조사 이후 주간 변동률로는 가장 크게 떨어졌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잇단 금리 인상으로 매수세가 더 위축된 가운데 종합부동산세를 포함해 재건축 등 규제 완화에 대한 정책 결정도 늦어지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7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 역대 최저 수준에서 드러나듯 매수심리 위축에 따른 거래절벽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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