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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비즈] 20대와 60대 다른 듯 닮은 ‘부동산 표심’

최근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30대 이하와 60대 이상 세대가 비슷한 지지 성향을 보인다고 한다. ‘진보’로 대변됐던 청년세대와 ‘보수’로 대변됐던 시니어 세대의 지지 성향이 비슷한 것을 보면 이제는 진보와 보수 이념 자체가 대선에서 주요한 쟁점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사실상 국민에게는 주거안정 문제가 가장 뜨거운 쟁점이다. 청년들로서는 실거주용 주택 마련이 어렵고 시니어세대는 주택 보유와 관련된 세금 마련이 가장 큰 관심사일 것이다. 주택을 사고파는 일에도 양도세, 취득세, 등록세 등으로 발생하는 비용이 부담되는 현실에서 주거안정과 세금 부담은 세대를 막론한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번 대선정국의 쟁점은 ‘부동산정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는 그간 주택 공급 확대, 대출 규제 방안 등을 제시하며 부동산시장 안정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하지만 낮은 시장금리, 부동산시장 내 해외 투기자본 유입, 경제 규모에 비해 부족한 주택용지 공급 등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부동산 가격은 계속 상승했다. 부동산 가격상승을 주도하는 또 다른 요인 중 하나는 주택의 보유와 거래에 대한 규제다. 현재 우리 정부는 주택 보유와 거래를 모두 규제하고 있다. 시장에 주택 매물이 있어야 가격안정성을 논할 수 있을 텐데, 주택 거래가격 상승과 함께 매매에 대한 거래세 부담 또한 커져 매물이 충분히 나오지 않는 상태다. 더불어 양도소득세, 취득세, 등록세에 대한 부담 역시 커져 현재 대부분의 주택 보유자들은 세금에 대해 큰 부담을 가지고 있다.

불안감이 증폭된 주택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한시적인 거래세 면제·감면이 필요하다. 매매차익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거래세 부담이 완화되면 그동안 양도소득세, 취득세, 등록세에 대한 부담으로 꽁꽁 묶인 주택시장이 돌아갈 수 있다. 부동산시장을 움직이는 데는 심리적 요인도 크기에 일부 주택 매물이 나오기 시작하면 주택 가격의 하락 신호탄으로 해석해 전체적인 주택 가격이 안정화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투기 목적으로 보유한 주택들이 시장에 매물로 풀릴 가능성이 큰데 이는 주택 가격하락의 폭을 더욱 확대시킬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러한 조치가 한시적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특단의 조치 이후 거래세를 현행과 같이 부과해 투기를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면 시장 참여자들은 한시적인 거래세 감면 조치가 온전하게 매매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보고 움직일 것이다.

시니어세대는 거래세 부담 완화가 주택 매매에 따른 재산 감소를 막아 환영할 것이다. 또 주택을 지속적으로 보유하는 이들도 주택 가격이 하락한 상황에서 보유세(재산세 등)가 부과되기 때문에 보유세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를 거둘 수 있으므로 역시 환영할 것이다.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 청년세대의 경우 내 집을 장만할 기회가 늘어나게 된다. 주거의 안정을 통해 미래를 설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한시적인 거래세 감면에 대해 부의 공평성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는 일부 부유층에 대한 이익을 보호하려는 것이 아니라 청년층과 시니어 세대가 안고 있는 주거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시장을 움직이는 특단의 조치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것 외에 뚜렷한 해결방안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12월 2일 정부는 고가 주택 기준을 상향시킨 소득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양도소득세의 고가 주택으로 인정되는 주택 가격 수준을 높여서 거래세를 다소 완화하려는 움직임으로, 이는 시장을 움직여 주택 가격하락을 유도하는 것이다. 조심스럽게 여론의 동향을 살피는 것으로 보이는데 더 과감한 정책으로 시장을 움직이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신병오 한국딜로이트그룹 금융산업 리더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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