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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둔촌주공 재건축 분양가 높인다
서울 최대단지 택지비 재감정 돌입
구청에 택지비 감정평가 신청
분양가상한제 개선 효과 기대
3.3㎡당 4천만원대 육박 예상
조합 “내년 2월 일반분양 목표”

서울 최대 재건축 단지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에 대한 택지비 재감정 작업이 개시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이에 따라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의 일반 분양가가 상향 조정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상황으로, 분양가 책정 문제로 수년째 미뤄졌던 분양이 내년 초에는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강동구청,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은 지난 12일 구청 측에 분양가 산정을 위한 택지비 감정평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분양가 산정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앞서 조합은 올해 3월에도 감정평가를 한 차례 의뢰했으나 실제 이행되지는 않았다. 구청은 조합 측 의뢰에 따라 기존 신청 건을 철회 처리하고 재신청을 접수했다.

1980년 준공된 둔촌주공은 지상 최고 35층, 82개동 1만2032가구 규모의 미니신도시급 아파트로 탈바꿈하는 초대형 재건축 사업이다. 일반분양 물량만 4786가구로 역대 최대 규모의 정비사업으로 꼽힌다. 그러나 분양가를 둘러싼 갈등으로 사업은 2년 가까이 멈춰 있다. 앞서 2019년 말 조합은 일반분양가를 3.3㎡당 3550만원으로 책정했으나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적정분양가로 2900만원대를 제시하면서 분양은 현재까지도 미뤄지고 있는 상태다.

조합은 지난 5월 새 집행부를 선임하면서 사업 재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이번 택지비 감정평가에서 정부의 분양가상한제(분상제) 제도 개선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8일 새 분상제 심사 매뉴얼을 내놨다. 현재 분양가는 택지비와 건축비, 가산비를 합해 결정되는데 다소 모호한 항목별 심사 기준이 조합과 지자체의 갈등을 촉발하고 결국 민간아파트 공급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민간택지에서 개별입지의 특성을 고려하고 실비용을 적정 반영하는 방향으로 택지비 항목이 개선된 만큼 분양가 문제로 지연되고 있는 사업장의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송파구 올림픽공원과 인접해 있는 둔촌주공의 경우 입지여건이 양호한 데다 단지 규모도 커 택지비가 큰 폭으로 상향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택지비는 서울시와 강동구가 한국감정평가사협회 의뢰를 바탕으로 각각 추천한 2개 기관이 감정평가를 실시한 후 한국부동산원의 검증를 거쳐 산출된다. 결과는 빠르면 다음달 중 나올 것으로 보인다. 택지비가 책정되면 이를 포함한 분양가 심의를 진행하게 된다. 조합 측은 내년 2월 일반분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는 분양가를 3.3㎡당 3000만원대 후반~4000만원 수준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조합 측은 예상 분양가에 대해 말을 아꼈으나 최근 집값 상승 등을 고려해 최소 3700만원 선은 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분양가가 3.3㎡당 3700만원 이하로 책정될 경우 후분양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선 정부의 심사기준 개편에도 조합이 기대하는 만큼의 분양가 상승이 이뤄지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상한이 정해져 있는 분상제 체제에서는 분양가 상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분상제 여파로 분양이 지연돼 온 둔촌주공과 같은 대표 사업장이 적정 분양가 산정으로 분양이 개시되는 등의 구체적인 성과가 나야 정부의 이번 제도 개선의 실효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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