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상호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협상 완료”
방위사업청은 11일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KF-21·IF-X 사업 공동개발과 관련해 인도네시아 측이 오는 2026년까지 체계개발비 분담금 20%를 납부하되 분담금의 30%는 현물로 하는 조건에 최종합의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출고식 때 선보인 KF-21 보라매 시제 1호기에 태극기와 함께 인도네시아 국기가 그려져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차세대 전투기 KF-21 보라매·IF-X 사업 공동개발 조건에 최종합의했다.
방위사업청은 11일 강은호 방사청장이 자카르타에서 인도네시아 국방사무차관과 가진 제6차 실무협의에서 양국이 상호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뜻을 모아 최종 합의문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합의에서는 인도네시아 측의 체계개발비 분담비율 20%와 오는 2026년까지 납부기간 등 기존 계약을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인도네시아 측의 분담금의 약 30%는 현물로 납부하기로 했다.
현물납부와 관련된 세부적인 사항은 추후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추후 협의 과정에서 또 다른 돌발변수가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KF-21·IF-X 사업은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8조8000억원의 사업비를 공동부담해 4.5세대급 전투기를 연구개발하는 프로젝트다.
2015년부터 2026년까지 체계개발에 약 8조1200억원, 그리고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추가무장시험에 약 6800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애초 인도네시아는 전체 사업비의 20%인 1조7000억원을 투자하고 시제기 1대와 기술자료를 이전받은 뒤 현지에서 전투기 48대를 생산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는 2017년 하반기부터 경제난 등을 이유로 분담금 지급을 미뤄왔고, 현재까지 약 8000억원을 연체한 상태다.
한동안 인도네시아는 KF-21·IF-X 공동개발사업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특히 작년 3월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파견했던 114명의 기술진을 모두 철수시키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인도네시아 측이 분담금을 20%에서 10%로 낮춰달라고 요구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분위기는 지난 4월 KF-21 보라매 시제 1호기 출고식과 출고식을 계기로 한 프라보워 수비안토 국방장관 방한을 전후해 급변했다.
한국은 출고식 때 시제 1호기에 태극기와 함께 인도네시아 국기를 나란히 새겨 넣는 등 성의를 표한 바 있다.
인도네시아 기술진 32명도 지난 8월부터 한국으로 들어와 경남 사천 KAI 개발현장에 참여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기술진은 올해중으로 100여명선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측은 이번 실무협의 과정에서도 분담금 비율을 5% 축소하고 당초 계약보다 더 많은 기술이전을 바란다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 청장은 “코로나19 상황 등으로 최종 합의가 늦어졌지만 양국이 충분한 대화를 통해 양국에게 상호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협상을 완료했다는 점에서 이번 합의는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최종 합의가 인도네시아 미납 분담금 해결은 물론 공동개발의 빠른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KF-21 사업은 현재 한창 지상시험을 진행중이며 내년 초도 비행시험을 가진 뒤 2026년까지 체계개발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