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劉·元, TV토론 최후 승부의 ‘키’
“일촉즉발 분위기…한 마디가 중요”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신빙성 없는 괴문서”라고 말했다.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일촉즉발(一觸卽發) 분위기가 이어지는 현 상황에선 토론 중 말 한 마디로 일어서거나 아예 주저앉을 수 있다.”(야권 관계자)
국민의힘의 주요 대권주자들이 경선 과정 중 있을 TV 토론 준비에 공들이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은 일명 ‘고발 사주’ 의혹 등 집중 견제를 받을 것으로 봐 방어 전략을 세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인지도 높이기에 힘을 쏟고 있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최근 TV 토론 전담팀을 꾸려 코칭을 받고 있다. 홍준표·유승민·원희룡 등 경험 많은 주자들도 이번 TV 토론을 승부의 ‘키’로 보고 팔을 걷는 모습이다.
상대방과 날선 발언을 주고 받을 기회가 적었던 최 전 원장은 주중·주말 구분 없이 ‘열공’하고 있다. 최 전 원장 측은 10일 통화에서 “지난주쯤 TV 토론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며 “스피치 전문가 등이 함께 활동 중”이라고 했다. 최 전 원장은 TF에 자신의 정책을 효과적으로 전할 방안에 대한 조언부터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원장 측은 “상대 주자의 ‘네거티브’ 현안에는 큰 관심이 없는 모습”이라며 “정책 경쟁에 방점을 찍고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인지도 높이기가 시급한 최 전 원장은 TV토론 중 자신이 돋보일 수 있는 전략에 대한 고민도 깊은 상황이다.
9일 서울 금천구 즐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국민 시그널 면접’에 참가한 최재형 후보가 답변하고 있다. [연합]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일찌감치 드라마 ‘모래시계’팀에 프로듀서(CP) 겸 조연출로 함께 한 박창식 전 의원 등의 코칭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고발 사주 의혹으로 공격받고 있는 윤 전 총장은 방어 진지를 구축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은 윤 전 총장에 대한 까다로운 검증을 예고했다. 윤 전 총장이 박 전 의원의 조언을 듣는 점도 주목된다. 홍 의원의 별명이 ‘모래시계 검사’여서다. 박 전 의원이 참여한 드라마 ‘모래시계’ 주인공과 홍 의원의 검사 생활에 유사한 점이 있기 때문이다. 야권 일각에선 윤 전 총장이 홍 의원을 의식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토론 경험이 많은 홍 의원과 유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TV토론을 통해 ‘기성 정치인’ 이미지로 저평가된 역량을 발산하겠다는 태세다. 한 캠프 관계자는 “TV 토론 시기는 빠를수록, 횟수는 많을수록 좋을 만큼 빈틈 없이 준비하고 있다”며 “어떤 주제든 바로 내일 토론해도 된다”고 자신했다.
한편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1차 컷오프(15일) 전까지는 토론회를 열지 않기로 결론 내렸다. 선관위 관계자는 “대권주자 12명의 난상 토론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감이 있다”며 “다만 2차 컷오프를 진행할 때 무수히 많은 토론회를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선관위가 토론회 대신 대권주자들을 상대로 진행키로 한 이틀 간의 ‘국민 시그널 면접’은 이날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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