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연점 따라 오일 사용도 달라져야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영양소 풍부한 슈퍼푸드도 순식간에 해로운 음식으로 바뀔 수 있다. 조리법이 잘못된 경우이다. 올바르지 못한 방식으로 조리하면 영양소 손실을 넘어 우리 몸에 해로운 물질들이 생성되기도 한다. 주로 굽거나 튀기는 조리에서 이러한 물질이 생기기 쉽다.
높은 온도에서 너무 익힌 고기는 발암물질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책임있는 의사회(PCRM: Physicians Committee for Responsible Medicine)’는 ▷닭가슴살 ▷소고기 ▷바비큐 돼지고기 ▷연어 ▷버거 패티는 높은 온도에서 오래 구울 때 헤테로사이클릭아민류(HCAs)라 불리는 물질이 생성될 수 있다고 지목했다. HCAs는 DNA와 결합해 돌연변이 세포를 발생시킬 수 있는 발암물질이다. 책임있는 의사회는 HCAs를 억제하기 위해서 육류 조리시 너무 센 불보다 중불(150~160℃)에서 조리하고, 탄 부분은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한 고기는 직화구이보다 팬을 사용해 간접적으로 가열하는 것이 좋다.
튀기는 조리에서는 트랜스지방이 위험 요인이다. 트랜스지방은 마가린, 도넛, 팝콘, 비스킷 등 가공식품에 많이 들어있지만 조리법에 따라서도 트랜스지방 함량이 높아진다. 중국 선전대학교를 비롯한 공동연구진은 올해 ‘영국의학저널 심장학(BMJ Journals Heart)’에 실린 논문을 통해 튀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염증 유발 물질이 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식물성 기름에는 트랜스지방이 적게 들어있으나 가열 온도와 시간이 늘어나면 트랜스지방 함량도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너무 오랫동안 튀기지 않는 것이 좋으며, 튀김 기름은 여러번 재사용하지 말아야 안전하다.
특히 빵과 감자처럼 전분 함량이 높은 식품은 발암물질인 아크릴아미드(acrylamide)를 주의해야 한다. 영국식품기준청(FSA) 보고서에 따르면 토스트를 바짝 태운 경우나 감자칩을 오래 튀긴 경우에는 아크릴아미드 수치가 50배~80배까지 올라갔다. FSA의 수석 과학자문관인 가이 퍼피 교수는 “이 연구는 감자나 토스트를 먹지 말라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가열시에는 옅은 황금색 정도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또한 아크릴아미드 섭취를 줄이도록 권고하고 있다.감자와 토스트를 너무 바삭하게 굽는 것을 주의하고, 기름 대신 에어 프라이어로 조리하는 것도 방법이다.
올리브오일처럼 발연점이 낮은 오일을 고온조리에 이용해도 건강에 좋지 않다. 특히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최상품 올리브유를 압착해 얻은 첫 번째 오일)은 올리브오일중에서도 발연점이 가장 낮기 때문에 고온 조리가 아닌, 샐러드드레싱 등에 이용하는 것이 적합하다. 영국 드몽포트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올리브유를 180℃로 30분간 가열한 경우 상온에 보관했을 때보다 발암물질인 알데하이드가 크게 증가했다. 들기름이나 참기름도 발연점이 낮은 오일이다. 반면 아보카도 오일은 발연점이 높아 튀김이나 볶음, 굽기 등의 고온 조리에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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