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불안감, 낮은 목표주가 책정 변수
올해 신규 상장 종목 41개 중 ‘따상’ 7종목뿐
코스피 첫 거래일 평균 상승률 6%, 코스닥 3%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일반 청약이 시작된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부에 관련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11일 ‘따상(공모가 2배에서 시초가가 형성된 이후 상한가)’에 실패한 뒤 주가가 이례적으로 급락세를 보이자, 지난해부터 이어오던 공모주 투자 신화에 ‘이상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신규 상장된 종목의 첫 거래일 평균 상승률은 6%대였으나 SKIET는 이날 오전 20%가 넘는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IET의 시초가는 공모가(10만5000원) 대비 2배인 21만원에 형성됐으나 이후 주가는 최고가 22만원대를 기록한 뒤 하락 전환해 급락세다. SKIET는 이날 오후 2시 현재 거래소에서 5만3000원(25.24%) 급락한 15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하한가에 근접한 수치다.
이날 주가 하락세는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SKIET는 지난달 28~29일 진행된 일반 공모주 청약에서 80조9017억원을 끌어모으며 역대 최대 증거금을 기록한 기업이다. 공모주 중복 청약의 ‘막차’로 거론되며 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상대적으로 적은 유통물량도 기대감을 키운 바 있다. 상장 첫날 유통 가능한 주식 수는 기관투자자의 보호예수 미확약물량인 430만4198주(6%)와 개인투자자들에게 배정된 641만7000주(9%) 등 총 1072만948주(15%)에 불과하다.
이날 주가 하락은 개인투자자들의 막연한 따상 기대감이 역으로 실망감으로 작용하며, 투자자금의 단기화를 이끈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한 공모주 투자자는 “‘시초가도 사실 많이 오른 가격’이라는 생각에 오전에 즉시 매도했다”고 말했다. 이날 나온 보고서의 낮은 목표주가 책정도 낙폭을 키웠다. 유안타증권은 이날 SKIET의 적정 주가 범위를 최소 10만원에서 최대 16만원으로 평가하는 보고서를 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가장 낙관적으로 가정할 경우 SKIET의 적정 주가는 16만원”이라며 “글로벌 배터리분리막시장 성장률과 영업이익을 고려하면 적정 주가가 10만원이라는 계산도 나온다”고 밝혔다.
이날 주가 급락세는 연초 이후 이어오던 공모주의 강세 흐름 변화를 예고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증시에는 총 41개의 종목이 신규상장됐다. 이 중 코스피시장에는 7개(우선주 포함), 코스닥시장에는 34개(스팩주 포함) 종목이 신규 상장됐다.
이 가운데 코스피시장에 입성한 공모주의 첫 거래일 평균 상승률은 6.49%,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공모주의 상승률은 3.30%를 기록했다. 이 중 첫 거래일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은 코스피시장 5개 종목 중 1종목(20%), 코스닥시장 25개 중 6종목(2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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