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 리그 최다 17골과 타이
16일 울버햄튼서 신기록 도전
‘별의 순간’ 저장...손흥민이 2일 셰필드전서 골을 터뜨린 후 카메라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로이터] |
“토트넘의 암울했던 시즌에서 몇 안되는 긍정적인 선수 중 한 명이다.”
손흥민(29·토트넘)이 자신의 축구 인생과 한국 축구의 역사를 바꿔나가며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토록 바라던 우승컵엔 올해도 닿지 못했지만 개인 기록에선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별의 순간’을 맞은 것은 틀림없다.
손흥민은 오는 16일(한국시간) 울버햄튼과의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6라운드 홈경기서 새 역사에 도전한다.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이 갖고 있는 유럽축구 정규리그 한 시즌 최다골 기록 경신이다.
손흥민은 지난 8일 열린 리즈 유나이티드전서 전반 25분 득점포를 터뜨리며 차범근 전 국가대표 감독이 1985-1986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 소속으로 남긴 한국 선수 유럽리그 시즌 최다 득점(17골)과 타이를 이뤘다. 손흥민은 또 이날 득점으로 올시즌 22호골을 작성, 2016-2017시즌 토트넘 소속으로 넣었던 21골을 뛰어넘는 자신의 한 시즌 최다 득점 신기록도 세웠다.
손흥민은 그야말로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EPL 17골 10도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예선 및 본선 4골 3도움, 리그컵(카라바오컵) 1골,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4도움 등 총 39개의 공격 포인트를 쌓아 2019-2020시즌의 30개(18골 12도움)보다 많은 개인 최다 기록을 이어나가는 중이다. 손흥민은 또 지난 시즌에 이어 올해도 10골-10도움을 달성했는데, 두 시즌 연속 리그 ‘10-10클럽’ 가입은 토트넘 역사상 손흥민이 최초다.
영국 스포츠매체 ‘스포츠키다’는 손흥민이 해리 케인(토트넘),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브루노 페르난데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도미닉 칼버트-르윈(에버튼) 등과 골든부트(득점왕) 경쟁에 나서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매체는 “최근 몇 년간 EPL에서 손흥민만큼 부지런하고 효율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는 거의 없었다”며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손흥민은 토트넘의 암울했던 시즌에서 몇 안되는 긍정적인 선수 중 하나다”고 평가했다.
올시즌도 우승컵과 인연을 맺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유럽챔피언스리그(UEFA) 진출에 실낱같은 희망을 갖고 있는 손흥민이 막판 몰아넣기 능력을 발휘한다면 한국 선수 최초의 유럽 빅리그 개인 타이틀도 불가능하지 않다.
최근 리그 5경기에서 4골을 몰아치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손흥민은 오는 16일 울버햄튼전을 시작으로 20일 아스톤 빌라, 24일 레스터 시티전을 남겨두고 있다. 세 경기에서 1골만 더 넣으면 한국선수의 유럽리그 시즌 최다 득점(18골) 기록을 세우게 된다. 내친 김에 골 폭죽을 이어간다면 단짝 케인이 점령하고 있는 득점(21골) 도움(13개) 1위 자리도 빼앗을 수도 있다. 손흥민은 현재 EPL 득점·도움 4위에 올라 있다. 조범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