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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싸게 내놔도 안 나가네”…서울에 ‘역’ 전세난 나타나나 [부동산360]
올해 들어 전셋값 안정화 추세…전세 물량도 쌓여가
가격 수천만원 낮췄지만 세입자 못구하는 경우도
역전세 벌어지면 갭투자자 최후의 방안은 실입주
끝없이 오를 것으로 예상됐던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안정화되가는 추세다. 사진은 강북구의 한 아파트 단지 전경.(기사 내용과 직접적 연관없음)[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30대 직장인 A씨는 지난해 노원구의 소형평수 아파트를 한 채 매입했다. 현재 월세를 살고 있는 세입자의 계약기간이 끝나면 새로 전세를 놓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최근들어 A씨 아파트 단지의 전세 거래가 점점 뜸해지는데다가 집주인들이 경쟁적으로 전세보증금을 낮게 책정해 내놓으면서 고민에 빠졌다.

5일 한국부동산원의 4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월간 주택종합 전세가격은 0.36%로 전월(0.46%) 대비 상승폭이 축소됐다. 서울은 전월 0.29%에서 0.20%로, 경기·인천은 0.51%에서 0.37%로 상승폭이 줄었다.

아파트 전세 수급동향(4월26일 기준)을 살펴봐도 수요가 공급을 과도하게 초과하지 않는 모양새다.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103.3으로 지난해 11월 133.3까지 치솟았던 때와 비교하면 매우 안정적인 편이다. 이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초과된 상황(공급우위)을, 반대로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우위를 의미한다.

지난해 하반기 갑작스럽게 ‘2년+2년’ 계약갱신권이 도입되면서 일시적으로 전세매물이 급감해 전세난이 벌어졌지만 올해 봄철 이사철이 끝나고부터는 안정화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A씨가 매수한 소형 평수(전용 40㎡)는 전세보증금이 지난해 하반기 기준으로는 평균 1억5000만원이었으나, 최근 실거래가는 1억2000만원대까지 내려갔다. 1억3000만원대에 나온 매물은 두 달 째 세입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실제로 이 아파트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1억3000만원대에 나온 것은 주택임대사업자 매물인데, 그동안의 실거래가에 비춰서도 한참 더 싸게 내놓았지만 보러오는 사람이 없다”며 “이 아파트의 매맷값은 1년새 1억원 이상 올랐는데 전셋값은 다시 내려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전체적으로도 전세 매물이 쌓이는 추세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께 서울의 전세 물량은 1만개가 채 안 됐는데 현재는(5월 4일 기준) 2만2381개가 매물로 나와있다. 특히 전세난이 심각하게 벌어졌던 강남구의 경우 지난해 10월 1500여개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4000여개까지 늘어났다.

한편, 전세 매물이 증가하고, 그에 따라 전셋값이 점차 안정세를 찾아가면서 일부 갭투자자들은 고민에 빠지는 분위기다. 전세 시세가 예상범위보다 더 크게 하락하면 새 세입자를 구해도 임대인이 기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돌려주는 것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현직 공인중개사는 “역전세가 벌어질 것 같을 때 갭투자자들이 택할 수 있는 마지막 방안이 직접 실입주하는 것”이라며 “양도세가 너무 커서 당장 (아파트를)처분하기보다는 직접 들어가 사는 것을 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셋값이 이미 천정부지로 오른터라 가격이 일부 조정을 받아도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KB 월간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3월 처음 6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4월 6억1004만원으로 442만원 올랐다. 강남 지역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2월 평균 7억원을 돌파했는데, 4월엔 7억1004만원이 됐고, 강북 지역(한강 이북 14개구)은 평균 4억9627만원으로 5억원 턱밑까지 올랐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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