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위안화 쾌속선’ 탄 원화 질주
‘돈살포’ 달러 가치 떨어져
원달러 환율 1100원 근접
위안화 대리통화 연동 흐름

가파른 원화 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10월 들어 1100원 선에 빠르게 근접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촉발됐던 지난 3월만 해도 1300원 가까이 치솟았던 때와 비교해 13%가량 가치가 오른 셈이다.

미국이 코로나19에 대응해 대대적인 돈풀기에 나서며 달러화 가치가 떨어졌고, 이는 중국 등 신흥국 통화의 상대적 강세로 이어졌다. 특히 우리나라와 중국은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작아 통화강세가 더욱 가파르다. 다음달 미국 대선과 총선에서 바이든 후보와 민주당이 승리한다면 대대적인 경기부양으로 달러가 더 풀려 신흥국 통화가치를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기사 3면

우리나라는 지난달에도 90억달러에 가까운 무역흑자가 나면서 달러 유동성에 숨통이 틔였고, 이달엔 20억달러 넘는 대우조선해양 수주까지 겹치면서 달러 공급 우위 여건이 강하게 형성됐다. 현 수준의 원화 강세를 특별히 문제삼지 않는 외환당국의 스탠스도 절상 흐름이 지속되게 만드는 요인이다. 당국은 아직 수출 기업이 크게 내상을 입을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시장의 기대 수준으로 국채 매입에 나서지 않은 점도 원화 강세에 힘을 보탠다. 한은이 국채를 많이 사들이면 시중에 그만큼 돈이 풀리고 이는 원화값 상승을 제약하게 된다. 무엇보다 중국의 위안화 강세가 강력한 배후다. 중국은 고정환율제를 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제외환시장에서 원화는 위안화의 프록시(대리통화)로 인식돼 연동 흐름을 보인다. 양국의 경제 의존도가 높고, 위안화 자산 투자시 유동성과 비용 면에서 유리한 원화로 헤지(위험회피)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두 통화의 동조화가 일반 현상이 됐다.

중국은 코로나19 이후 기술 제재 등 미국의 견제가 심해지면서 내수를 강화해 경제의 자립성을 키우는 쪽으로 성장 전략을 수정한 상태다.

이를 위해선 해외에서 돈이 들어와야 하는데, 중국이 최근 빠르게 금융시장을 개방하는 배경이다. 위안화의 가치도 올라가야 투자 자산으로서의 매력도가 높아진다. 중국 정부도 수출 타격을 우려해 속도만 조절할 뿐 절상 방향 자체는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도 여기에 중국은 경기 회복 속도와 채권금리(yield) 면에서 상대적으로 투자 메리트가 크다. 이는 다시 위안화의 몸값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우리 국민의 해외 투자는 미국(주식)과 유럽(채권)에 과도히 편중돼 있기 때문에 이같은 추세를 감안, 위안화 자산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단 조언이 나온다. 서경원 기자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