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출고가 124만8500원의 ‘갤럭시S20’의 실구매가가 ‘0원’까지 떨어졌다. 이달 들어 이통사가 공시지원금을 50만~60만원대로 크게 올리고, 일부 유통채널에 불법보조금이 대거 실렸기 때문이다.
추석을 앞두고 통신 시장의 불법보조금이 혼탁 조짐을 보인다. 특히 공개가 임박한 아이폰12를 비롯해 폼팩터(기기형태) 혁신 제품 ‘LG 윙’, 몸값을 낮춰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를 높인 ‘갤럭시S20 팬에디션(FE)’ 등 쟁쟁한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구형 제품 ‘재고떨이’가 한창이다.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S20의 실구매가가 크게 떨어졌다.
갤럭시S20 시리즈의 출고가는 ▷갤럭시S20 125만8000원 ▷갤럭시S20 플러스 135만3000원 ▷갤럭시S20 울트라 145만2000원. 하지만 일부 유통채널에서는 갤럭시S20은 ‘0원’, 갤럭시S20 울트라는 ‘15만원’대에 거래된다.
출시 초기 ‘짠물 지원금’으로 비싼 돈을 주고 사야 했던 것과 상반된다. 지난 2월 갤럭시S20이 출시되자, 이통3사는 갤럭시S20의 공시지원금을 10만~20만원대로 책정했다.
이에 따라 공시지원금보다 ‘선택약정’의 할인폭이 더 컸다. 선택약정은 약정기간(2년)동안 월 요금의 25%를 할인받는 것이다. 8만원대 요금제의 경우 총 할인폭은 약 50만원대다.
대신 이통사의 기기값 지원금을 받지 못한다. 기기값을 기준으로 보면 124만~145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전부 지불하는 셈이다.
이통사는 지난 5월 일제히 공시지원금을 배로 올렸다. 월 8만원대 요금제 사용시 SK텔레콤은 42만원, KT는 48만3000원, LG유플러스는 50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했다.
이통사의 공시지원금과 유통채널의 추가지원금(공시지원금의 15% 이내)을 포함하면, 실구매가가 68만원대로 떨어진다.
이통사는 이달 들어 공시지원금을 또 한번 상향했다. 최고가 요금제를 기준으로 SK텔레콤은 42만 원→48만원, KT는 48만원→60만원으로 올렸다. LG유플러스는 지난 5월 책정한 50만원의 공시지원금을 유지 중이다. KT에서 구매시 기기값이 55만8000원까지 떨어진다.
여기에 불법보조금이 대거 풀리면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갤럭시S20을 ‘공짜’로 사왔다”는 후기가 다수 올라오고 있다. 출고가 145만2000원의 갤럭시S20 울트라 모델 또한 실구매가가 15만원까지 떨어졌다.
지난 5월 공시지원금 상향 직후에도 불법보조금을 등에 업고 갤럭시S20 기본모델의 실구매가가 30만원대까지 떨어졌지만, 이달 들어 그 양상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갤럭시S20시리즈. 왼쪽부터 갤럭시S20, 갤럭시S20 플러스, 갤럭시S20 울트라 [삼성전자 제공] |
이통사가 갤럭시S20의 공시지원금을 석 달 간격을 두고 연이어 올린 것은 판매 촉진과 재고 소진을 위해서다. 짠물 지원금과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축소로 갤럭시S20의 판매량이 전작 대비 크게 저조했기 때문이다.
공시지원금 상향 이후 갤럭시S20의 판매량도 크게 뛰었다. 공시지원금 상향에 ‘뒷북’ 대란이 일어난 셈이다.
갤럭시S20 FE [삼성전자 제공] |
특히 최근 공시지원금 인상은 경쟁 신제품 등장에 따른 ‘재고떨이’ 목적이 크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20에 이어, 갤럭시S20의 주요 특징을 이어받으면서도 몸값을 낮춘 ‘갤럭시S20 FE’ 출시를 준비 중이다. 갤럭시S20 FE의 출고가는 89만9800원이 유력하다. 다음달 6일 사전 예약을 거친 후, 10월 중 출시된다.
LG전자의 폼팩터(기기형태) 혁신 제품 ‘LG 윙’ 또한 10월 중 출시된다. 이에 더해 애플의 첫 번째 5세대(5G) 스마트폰 ‘아이폰12’ 출시도 예고돼 있다. 다음달 13일 아이폰12 공개가 유력시된다.
park.jiye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