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부터 시작되는 추석연휴 기간 국내 주요 관광지에 인파가 많이 몰린다는 소식이다. 강원도 내 유명 호텔과 리조트는 일찌감치 예약이 마감됐고, 국내 대표 휴양지인 제주도 역시 웬만한 숙소는 이미 동이 난 상태라고 한다. 각종 편의를 동시에 제공하는 호텔패키지도 인기다. 코로나19 집단 감염을 우려해 이번 추석 명절에는 고향 친지 방문은 물론 성묘조차 가능한 한 자제해 달라는 방역당국의 당부가 무색할 지경이다.
추석 연휴에 여행을 떠나는 건 어제오늘 얘기는 아니다. 추캉스(추석+바캉스)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보편화된 지 오래고, 그 자체를 나무랄 일도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이번 추석은 달라야 한다. 방역당국이 명절 이동 자제를 연일 간곡히 호소하는 데는 그만한 까닭이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코로나가 조금 잠잠해지는 듯하다가도 이동량이 많은 연휴를 지나면 다시 창궐하기를 반복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실제 지난 4월 말 확진자가 한 자릿수까지 줄었으나 5월 초 연휴가 지나면서 재차 급증했다. 광복절 연휴 때도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안정세를 보이던 확진자 수가 이때를 기점으로 폭증한 것이다. 더욱이 기온이 점차 낮아지고 있어 추석 연휴에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는 게 방역당국의 판단이다. 여행을 자제해야 할 이유는 이렇듯 차고 넘친다.
모처럼 시간적 여유가 생기고, 푸른 가을하늘의 유혹을 떨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이번에는 참아야 한다. 주요 관광지 주변 상인들은 모처럼 호황이 반가울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소탐대실일 뿐이다. 당장 고통스럽고 어렵더라도 하루 빨리 코로나가 종식돼야 안정된 일상과 궁극적인 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방역의 주체가 되고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나 하나쯤’이란 이기적 생각이 치명적 집단 감염의 시작이 될 수 있다.
방역당국과 지자체가 여행 자제를 당부하지만 밀려드는 관광객을 막기는 어려워 보인다. 여행을 강제 금지해야 한다는 청와대 청원도 적지 않지만 그렇게 해결될 일은 아니다. 그렇다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방역대책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 지금으로선 최선이다. 강원도와 제주도가 연휴가 끝날 때까지를 특별방역기간으로 설정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래도 방역체계 구축에 빈틈이 없는지 꼼꼼히 살펴 문제 발생의 소지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이번 추석 연휴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개인과 우리 사회의 운명이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