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 성장성에 주목
2일 오전 서울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SK바이오팜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에서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왼쪽 네 번째)를 비롯한 내빈들이 시초가 확인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역대급 관심이 쏠린 SK바이오팜이 2일 상장과 동시에 상한가로 직행하며 증권사들의 목표주가를 훌쩍 뛰어넘었다.
증권가의 목표주가는 10만원 내외다. IPO 기준가보다 2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뇌전증 치료제의 가파른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날 SK바이오팜 상장에 맞춰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를 10만원으로 제시했다. 유진투자증권도 이날 보고서를 통해 투자의견 매수와 함께 목표주가를 11만원으로 설정했다. 시가총액 7조8000억~8조6000억원 규모다. 코스피 시총 순위(1일 종가 기준)로 보면, 넷마블(8조3000억원)이나 삼성화재(8조5000억원) 수준으로, 30위권에 해당된다.
증권가가 SK바이오팜 성장성으로 가장 주목하는 건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다. 업계에선 엑스코프리 시장 점유율이 2030년에 30%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시장 매출액도 8억5200만달러까지 증가할 것이란 게 증권업계의 예상이다. 특히 자회사 SK라이프사이언스가 직접 판매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론 마케팅 활동 자금이 소요되더라도 장기적으론 높은 수익성이 기대된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엑스코프리 매출이 내년 2783억원에서 2030년엔 1조1805억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병화 유진증권 연구원도 “엑스코프리가 뇌전증 치료제로서 가장 중요한 발작완전소실 비율이 경쟁 약물을 압도한다”고 호평했다.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 외에도 수면장애 치료제인 수노시 역시 미국 FDA 승인을 마친 상태다. 작년부터 미국 시판 중이며 올해 2분기엔 유럽까지 확장됐다. 차기 주자도 대기 중이다. 그 외에 조현병, 희귀 신경계 질환, 집중력 장애, 조울증 등에 걸친 신약 물질 5개가 임상 1상을 진행 중이거나 완료했다. 특히 레녹스-가스토증후군 치료제 ‘카리스바메이트’는 2상까지 완료, 내년 3상에 착수한다.
증권업계는 SK바이오팜이 자체 능력으로 뇌질환 치료제를 미국 시장에 시판한, 국내에서 유례없는 회사란 점에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시장가치까지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한다. FDA에 따르면, 신경계나 정신과질환 치료제는 임상 성공 가능성이 6~8%에 불과해 항암 분야 다음으로 개발 가능성이 낮은 분야로 꼽힌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팜의 성공으로 관련업체의 벨류에이션도 개발 성공률 상향조정에 따른 재평가를 기대해볼 수 있다”며 “뇌질환 치료제가 항암제를 잇는 강력한 테마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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