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보유세 부담 임차인에게 전가 경향, ‘총선 압승’ 여당 움직임도 주목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단지의 모습. [헤럴드경제DB] |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한강변 대장주 아파트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에서 최근 40억원에 달하는 ‘초고가’ 전세 계약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6년 준공 이후 가장 높은 금액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정부 규제 여파로 서울 강남권 아파트가 직격탄을 맞았지만, 입지와 학군 등 장점을 갖춘 신축 단지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다는 점을 입증한 셈이다. 또한 전세가격이 버티면서 매매가격의 급락을 방어하고 있는 부분도 주목할 대목으로 꼽힌다.
2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일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200㎡가 보증금 40억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올해 서울 아파트의 전월세 계약 중 가장 비싼 금액이다.
강남구 도곡동의 상지리츠빌카일룸 전용 213㎡가 2월 전세보증금 35억원을 기록했고, 청담동의 마크힐스웨스트윙 전용 183㎡(33억원)·용산구 한남동의 한남더힐 전용 233㎡(32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작년 서울 최고가 전세보증금은 강남구 청담동의 상지리츠빌카일룸2차로, 전용 244㎡가 45억원에 계약했다.
아크로리버파크는 지난해 8월 전용 59㎡가 23억9000만원에 손바뀜하면서 3.3㎡ 당 1억원 시대의 막을 열었다. 이어 10월에는 전용 84㎡도 34억원에 거래되는 등 대한민국 아파트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올해도 이 단지 전용 154㎡가 지난달 10일 신고가인 52억5000만원에 거래됐고, 2월에는 전용 84㎡가 33억7000만원에 손바뀜하며 신고가(34억원)에 육박했다. 전세시장의 경우 전용 84㎡ 기준 최근 14억원에서 16억원 사이에 보증금이 형성되면서 매매가격 대비 40%에서 45% 수준의 전세가율을 나타내고 있다.
공인중개업계에서는 서울 주택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이지만 한강 조망과 학군 장점 등을 확보한 ‘우량 매물’의 경우 수요가 꾸준해, 전세 가격을 중심으로 국지적인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여기에 정부가 올해 발표한 공동주택 공시가격 급등으로 보유세 부담이 높아지면서, 집주인들이 세금을 임차인에게 전가하려는 경향도 뚜렷해지면서 전세보증금 상승의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감정원의 ‘아파트 주간 수급동향 지수’를 보면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지난주 전세 수급동향 지수는 105.3로 지난해 10월 이후 반년 가까이 10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지수 100 초과면 공급자 우위 시장, 100 미만이면 수요자 우위 시장을 의미한다. 같은 기간 강남4구의 매매 수급동향 지수는 86.9로 작년 7월 첫째주 이후 9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매도시기를 저울질하던 다주택자들의 보유세 회피 매물이 4월과 5월에 본격 출시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언급했다. 다만 여 연구원은 “전세시장의 경우 학군과 교통여건이 좋은 아파트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어 국지적인 상승세는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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