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기사와 경비원 등에게 상습적으로 폭언 및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뉴스24팀] 직원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故)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 씨에 대해 검찰이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3부(권성수 김선희 임정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씨의 결심 공판에서 이렇게 구형했다.
검찰은 "결국 이 사건은 피고인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들을 상습 폭행하고, 피해자들은 생계 때문에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전형적인 '갑을관계'에서 벌어진 것"이라며 "피고인의 행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피해자들이 폭력과 욕설을 참은 것은 생계를 위해 일을 그만둘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청소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든가,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등 피해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할 합리적 이유도 찾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2011년 11월부터 2018년 4월까지 운전기사 등 9명에게 22차례에 걸쳐 소리를 지르며 욕하거나 손으로 때려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는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에서 출입문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비원에게 전지가위를 던지고, 구기동 도로에서 차에 물건을 싣지 않았다며 운전기사를 발로 차 다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도 기소돼 지난해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씨는 최후진술에서 "모든 일이 제 부덕의 소치로, 진정으로 사과하고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일이 남편 조양호 회장의 1주기인데, 회장이 돌아가신 다음부터는 잠도 못 자고 빨리 죽어버리고 싶다는 나쁜 생각도 했다"고 울먹이며 "이런 사정을 가엾게 여겨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씨는 또 지난 5일 영종도를 다녀왔다며 "대한항공 비행기의 92%가 공항에 모여 있었다. 저희 아이들도 전전긍긍하고 있어 다른 걱정으로 잠을 이룰 수 없다"며 "남은 생애 동안 아이들을 아우르고 반성하며 좋은 일을 하겠다"고 했다.
이씨의 변호인도 이씨가 가족들의 '갑질 논란'에 대해 분노하는 여론 속에서 지나친 조사를 받은 면이 있고, 피해자들과 합의한 데다 고령이라는 점 등을 감안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씨의 선고 공판은 5월 6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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