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업체 타격은 '현재진행형'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2공장 전경.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코로나19 사태로 중국산 부품 공급이 끊기며 가동중단에 들어갔던 국내 자동차 공장들이 대부분 생산을 재개하고 있다. 다만 중국산 와이어링 하니스(배선뭉치) 부족으로 완성차 공장들이 생산속도는 조절하고 있어 부품을 대는 국내 협력업체들의 어려움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17일 자동차·부품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국내 자동차 공장 대부분이 정상 가동된다. 4일부터 순차적으로 휴업에 들어갔던 현대차는 이미 11∼14일 공장별로 조업을 재개했다. 17일부터는 울산공장과 아산공장의 모든 생산라인을 정상 가동한다.
현대차는 11일 인기 차종인 팰리세이드와 GV80를 생산하는 울산 2공장을 우선 가동하며 출고량을 확보했다. 울산공장에서는 제네시스 G90·G80·G70 등을 생산하는 5공장 1라인이 17일 재가동에 들어가며 모든 라인이 재가동에 들어간다.
현대차의 경우 트럭과 버스를 생산하는 전주공장만 20일까지 휴무하는 것을 제외하면 이제 국내 모든 공장이 풀(full) 가동하는 셈이다.
기아차는 화성공장이 10일 하루 휴무한 뒤 11일부터 정상 운영된 것을 비롯해 광주 1공장의 셀토스·쏘울 라인이 12일, 광주 2공장 스포티지·쏘울 라인이 14일부터 생산을 재개했다.
다만 소하리공장은 부품 부족으로 휴업을 18일까지, 광주 3공장(봉고·트럭)은 19일까지 연장한다.
글로벌 부품 공급망을 강조하며 휴업 없이 정상 가동하던 한국GM은 17∼18일 이틀간 부평1공장에 한해 휴업하고 19일 생산을 재개한다.
국내 업체 중 가장 먼저 휴업을 시작한 쌍용차는 지난 13일 9일간의 휴업을 마치고 평택공장 가동을 재개했고 르노삼성차는 11∼14일 나흘간 공장을 세운 뒤 15일부터 조업을 재개해 모두 정상 운영되고 있다.
다만 국내 완성차 공장이 완전히 정상화된 것은 아니다. 춘제 연휴 이후 중국의 부품공장들이 문을 열기 시작했지만,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고 감염을 우려해 공장에 나오지 않는 직원도 많아 국내에 공급하는 부품의 생산량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
국내 완성차 공장들은 생산라인을 돌리면서도 생산속도는 조절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에 공장을 두거나 중국에서 부품을 수입해 조립하는 중견 부품업체나 완성차 생산속도 조절에 따라 부품 재고가 쌓여가는 영세한 부품업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16일 발표한 1천대 기업 설문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6개월 이상 장기화할 경우 매출액 감소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 1·2위에 자동차(-13.9%), 자동차부품(-12.8%) 업종이 올랐다.
한경연은 "정부가 수출·통관 지원 강화와 자금지원, 융자 확대 등 피해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