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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수상한데 이어, 몇 개의 트로피를 거머쥘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9일(현지시각) 미국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이 101년 한국영화사상 처음으로, 아시아 영화사상 처음으로 각본상을 받았다.
이제 작품상을 제외한 작품상, 감독상, 편집상, 미술상, 국제장편영화상(작년까지는 외국어영화상) 등 5개 부문에서의 ‘기생충’의 수상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그중에서도 최고영예인 ‘작품상’ 수상의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기생충’은 외국어 영화들끼리 겨루는 국제장편영화상 수상이 유력하다는 예측들이 나오는 가운데, LA타임스와 AP통신 등 현지 유력 언론들은 ‘기생충’을 최고 영예인 작품상까지도 노려볼만 하다고 보고 있다.
총 9개의 작품들이 작품상 후보에 올라있다. 그중에는 ‘아이리시맨’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조조래빗’ ‘작은 아씨들’ ‘조커’ ‘1917’ ‘기생충’ 등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들이 많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미국영화직능조합상을 휩쓴 ‘기생충’과 인류애를 보여주는 ‘1917’ 양강 구도로 좁혀지고 있다.
제1차 세계대전중인 1917년 두 영국군 병사의 이야기를 담은 샘 멘데스 감독의 ‘1917’은 작품상과 감독상, 촬영상 등 모두 10개 부분 후보에 올라 ‘기생충’의 강력한 경쟁작으로 거론되고 있다.
또한 ‘기생충’은 작품상과 함께 감독상 부분의 강력한 후보로도 예측되고 있다. 봉 감독이 감독상을 받는다면 아시아계 감독으로는 대만 출신의 ‘와호장룡’ 리안 감독 이후 두 번째 수상이 된다.
‘기생충’이 작품상과 감독상 후보로까지 거론되고 있지만, 2000년 이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과 다른 상까지 받은 작품은 2019년 외국어영화상과 감독상, 촬영상을 수상했던 멕시코 영화 ‘로마’(감독 알폰소 쿠아론) 한 편뿐이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기생충’이 총 6개부문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임을 알 수 있다.
이번 아카데미에서는 단편다큐멘터리 부문에 세월호 참사를 다룬 이승준 감독의 ‘부재의 기억’도 후보에 올랐다. 이 감독은 단원고 고(故) 장준형군 어머니인 오현주 씨와 고(故) 김건우 군 어머니인 김미나 씨 등 세월호 유족과 함께 레드카펫을 밟았다.
아카데미 시상식을 주최하는 미국영화예술아카데미(AMPAS)로부터 미리 레드카펫 입장순서를 전달받았던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박소담, 최우식, 이정은, 장혜진, 박명훈 등 배우 8명,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 한진원 작가, 이하준 미술감독, 양진모 편집 감독등 제작 스태프 등은 이날 시상식 참여를 위해 여유 있게 레드카펫에 입성했다.
이들은 역사적인 순간을 만끽하기 위해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드는가 하면 환한 미소로 다양한 포즈를 취하며 카메라 플래시에 화답했다.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거머쥐었던 ‘기생충’의 여정이 끝나는 이날, 과연 몇 개의 트로피를 전해줄까?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에서 열연한 브래드 피트는 이날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서병기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