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탈 우려에 주저
국책銀 ‘선수’ 자극될수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외국계 은행들에 이어 국책은행인 산업은행도 예·적금 금리 인하에 나섰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5%에서 1.25%로 인하한 데 따른 조치다. 고객들의 눈치를 보던 시중은행들도 인하대열에 동참할 명분을 얻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예금금리를 이번주부터 0.1%포인트 인하했다. 수시입출식 예금 ‘KDB드림 어카운트’의 금리는 0.90%에서 0.80%로 낮췄다. ‘KDB하이 정기예금/KDB드림 정기예금’도 기존 1.70%와 1.54%에서 각각 0.1%포인트씩 인하했다.
자료=산업은행 |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았던 적금의 경우 인하 폭이 컸다. 산은의 ‘주거래플러스 적금’은 1년 기준 1.40%에서 1.05%로 0.35%포인트 낮아졌다. 조건에 따라 3%대 고금리를 줬던 ‘데일리플러스 자유적금’은 0.75%포인트나 인하됐다. 이 상품의 자유적립액 유형의 기본금리는 1년 기준 2.00%에서 1.25%로, 데일리절약재테크적립액 유형은 1년 3.50%에서 2.75%로 낮아졌다.
기준금리 인하 이후 한달이 넘었지만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 등 외국계 은행을 제외하고는 국내 시중은행은 여전히 눈치보기 중이다.
SC제일은행의 경우 이달 1일 예금금리를 조정해, SC제일마이줌통장의 경우 일별잔액 중 설정금액 금리를 현행 1.20%에서 1.00%로 0.20%포인트 인하했다.
그러나 신 예대율 규제와 오픈뱅킹서비스 도입에 따라 최대한 고객 이탈을 방지해야하는 시점과 맞물리면서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 등 국내은행들은 선뜻 예·적금 금리인하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과거 기준금리 인하 이후 통상 2주 안에 예금금리가 조정된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하를 안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순이자마진(NIM) 등을 고려할 때 소폭이라도 조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개인수신 비중이 낮은 산은과 일반 시중은행은 처지가 다르지만, 극심한 눈치보기 상황에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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