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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도와 함께 우려도 떨치지 못한 9월의 경상수지 흑자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9월 국제수지(잠정치) 통계는 안도와 우려를 동시에 불러온다. 11개월만의 최대 경상수지 흑자라지만 중심 뼈대인 상품수지의 위축은 여전하고 ‘불황형 흑자’의 가능성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9월 경상수지는 74억8000만달러 흑자다. 지난 2019년 5월 이후 5개월 연속이고 근 1년래 최대 규모다. 그러나 흑자폭은 35억4000만달러 축소됐다. 상품수지(수출-수입)는 88억4000만달러 흑자로 지난해 같은달(130억1000만달러)에비해 41억7000만달러나 줄었다. 9월 수출이 460억1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0.3%나 감소했는데 수입은 371억7000만달러로 3.0% 감소한데 그친 결과다. 지난 8월의 상품수지 흑자 47억7000만달러와 비교하면 크게 개선된게 그나마 다행이다.

서비스수지 적자는 25억1000만달러로 3000만달러 느는데 그쳤다. 여행수지도 개선추세가 뚜렸하다. 7억8000만달러나 적자지만 지난해 9월(11억5000만달러)에 비해 3억7000만달러나 줄었다. 중국인 입국자가 20% 이상 늘고 출국자는 8% 가량 줄어든데 기인한다. 본원소득수지도 배당금 수입등의 증가로 전년동월 9억7000만달러에서 14억달러 흑자로 확대됐고 순자산은 61억4000만달러 증가했다.

하지만 우려를 떨치기는 어렵다. 경상수지의 뼈대인 상품수지의 위축이 심각하다. 올들어 9월까지 누적으로 경상수지 흑자가 지난해보다 155억5000만달러가 줄었는데 상품수지는 303억4000만 달러나 급감했다. 거의 2배다. 본원소득, 투자소득,여행수입 등에서 역대 1,2위의 호실적을 거뒀음에도 급속하게 경상수지 흑자폭이 줄어든 이유다.

게다가 수출회복이 아니라 수입감소가 견인한 흑자 행진이다. 9월 상품수출은 460억1000만달러로 8월보다 8.5억달러 늘어났지만 상품수입은 371억7000만달러로 32억2000만달러나 줄었다. 이걸로만 보면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다른 우려는 이렇게 쌓인 달러가 또 다시 미국에 환율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기 십상이란 점이다. 올해도 대미 무역흑자는 200억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풍선에 바람빠지듯한 수출감소의 여파 속에서도 9월까지 대미 수출은 불과 2% 감소했을 뿐이다. 홍남기 부총리가 지난달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올해도 미국의 관찰대상국에서 빠지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을 정도다.

흑자를 즐거워하지 못하는게 우리 경제가 처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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