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하한 0%대로 낮아져
단기 채권·회사채 등 전망 밝아
금·미국채·배당도 매력도 ‘쑥쑥’
3년 만에 이뤄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초저금리 시대’로 회귀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며 1100조원에 이르는 시중 부동자금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채권, 금 같은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되고, 해외투자 인기가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채권값 더 오른다…1%이하 기준금리 올수도=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2.5%에서 2.2%로 낮아지고, 잠재성장률이 2.5~2.6%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판단했다. 한은이 추가인하도 고려하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잠재성장률이 2.8~2.9%이던 2016년 6월엔 기준금리는 역대 최저인 1.25%였다. 0%대 기준금리 전망도 나온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채권 부문장은 “잠재성장률 둔화만큼 자연이자율, 즉 중립금리마저 하락했다고 보면 기준금리(인하여력)는 0.75%까지 하한이 낮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번 금리하락 구간에서 시장금리는 역사상 최저 수준인 국고채 3년물 1.20%와 국고채 10년물 1.38%를 깰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3년 만기 국고채는 18일 1.345%에 마감, 2016년 10월 15일(1.318%)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이미 기준금리를 1.25%로 추가 인하한다는 기대가 반영된 만큼, 0%대 기준금리가 현실화되지 않는 이상 추가 수익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는 “3년 국채 수익률은 1년에 1.35% 수준으로, 정기예금보다 매력이 없다”며 “기준금리 추가인하가 이뤄진다는 전제 하에 단기물로 피해가는 게 낫다”고 말했다. 또 “일반 투자자라면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회사채가 유리하다”며 “전망이 밝은 업종과 종목을 따져 BBB 등급 이상의 회사채에 투자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금값 온스당 1500달러 넘을듯=금은 안전자산 성격을 가지면서 저금리 시대에 매력이 큰 투자자산이다. 달러화 가치와 반대로 움직인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이달 말 정책금리를 인하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금시장에서 1g당 금가격은 연초 4만6240원에서 18일 5만4000원으로 16.78% 상승했다. 전날 장중엔 2014년 3월 개장 이후 최고가인 5만4350원을 기록했다. 국제 금가격도 상승세다. 1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금은 전장대비 1.69% 상승한 온스당 1447.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 연준의 기조적 기준금리 인하 이후 안전자산 중 금 수익이 달러나 채권보다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하반기 시세가 온스당 1530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며 실물투자나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증권(ETN)을 통한 투자전략을 제시했다.
▶해외투자…미국채·배당주=부진한 국내 증시에서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이들도 늘어날 전망이다.
김두영 NH아문디자산운용 글로벌투자 부문장(CIO)은 “미국 달러채권·회사채와 신흥국 채권, 유럽의 하이일드 채권이 유망해 보인다”며 “연준의 금리인하 여력이 높은 미국 채권의 수익률이 높은 편”이라고 조언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달러약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강화될 신흥국 통화 채권 투자를 추천한다”며 금리인하 효과가 더 반영되는 환오픈형 채권과 단기채가 유리하다고 권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주식, 특히 배당주 투자가 유망하다며 “존슨앤존슨, 3M처럼 최근 몇년 새 배당금이 7~8배 늘어나는 종목을 눈여겨 볼 만하다”고 전했다.
강승연·김현일·김지헌 기자/s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