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확충 위해 투자자 접촉
ICTㆍ非은행권 영입 가능성
[헤럴드경제=이승환ㆍ박준규 기자] “23번째 주주 모집합니다”
KT의 지분율 확대를 통한 최대주주 전환이 사실상 어려워진 케이뱅크가 새로운 투자자를 모집한다. KT를 대신해 대주주 지위까지 올라설 여력이 있는 기업들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자본확충에 회사 존립이 달려서다. 현재 케이뱅크 주주는 우리사주조합을 포함해 모두 22곳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T의 대주주 전환이 사실상 어려워진 케이뱅크는 23번째 주주사를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케이뱅크 주주는 우리사주조합을 포함해 모두 22곳이다. 새로운 주주사를 영입해 자본금을 수혈하겠단 것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10일 “기존 주주사들이 전환주를 추가로 매입하는 브릿지 증자를 논의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주주를 찾는 작업을 투트랙으로 벌이고 있다”고 했다.
이달 말 예정된 유상증자 신주 청약(23일)과 주금납입일(30일)도 더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단 브릿지 증자를 통해서 케이뱅크는 최대 412억원까지 확보할 수 있다.
케이뱅크 측은 “상반기 내엔 어떻게든 증자를 끝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브릿지 증자로 급한 불은 끌 수 있지만 당초 계획했던 5900여억원 규모에는 한참 못 미친다. 새롭게 자금을 수혈해줄 ‘백기사’가 절실하다.
케이뱅크는 지난해까지 4차례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증자 계획에 차질을 빚을 때마다 극적으로 신규 주주사를 영입했다. 2017년 9월에는 부동산 디벨로퍼 MDM이 120억원 규모의 지분을 인수했다. 지난해 12월엔 사모펀드인 IMM PE가 470억원 규모의 투자로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신규 투자자로 참여할 가능성이 있는 몇몇 회사들과 협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열린 케이뱅크 이사회에선 은행의 현재 상황이 공유됐다. 사외이사들과 경영진 사이에 치열한 토론도 이뤄졌다.
특히 은행의 ‘정체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케이뱅크는 KT를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로 내세워 ICT 중심의 인터넷은행업을 확대하는 그림을 그렸으나, 금융업 기반의 주주사를 영입해서라도 ‘노선’을 변경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오고 간 것으로 전해졌다. 신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한 토스가 ‘금융주력자’로 인정받아 60% 이상의 지분을 가져가겠다고 밝힌 것과 비슷한 이야기다.
케이뱅크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ICT 기업들 가운데 이야기가 잘 되는 곳이 없다면 은행을 이외의 금융사들이 주요 주주로 들어올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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