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A총경 계좌 거래 조사… A총경 부인도 귀국 일정 조율 중
- 김상교 19일 경찰 출석… 金 “수사기관 유착 의혹 밝혀야”
- 文 대통령, 전날 ‘검·경 명운 건 수사’ 지시
[헤럴드경제=성기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버닝썬 사건’에 대해 엄정 수사를 지시하면서 경찰 수사도 탄력을 받고 있다. 경찰은 연예인 유착 의혹이 제기된 A총경에 대해선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시작은 계좌 거래 내역과 통신 조회다. ‘버닝썬 사건’을 촉발시킨 김상교씨도 경찰에 출석해 피고소인 조사를 받았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전날 A총경 등의 계좌 거래와 통신 기록을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A총경은 승리 등이 함께있는 단체 대화방에서 ‘경찰총장’으로 거론된 인물이다. 그는 승리와 유리홀딩스 유인석 대표가 2016년 7월 강남에 차린 술집 ‘몽키뮤지엄’에 대해 식품위생법 위반 신고가 들어오자 강남경찰서 팀장급 경찰에게 전화해 수사 과정을 물어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총경과 사건을 알아봐준 강남서 팀장, 그리고 해당 사건을 수사한 경찰관 등 3명을 공무상비밀 누설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경찰은 실제 유 대표나 승리가 A총경을 통해 사건 무마를 청탁했는지 이를 대가로 건넨 금품은 없는지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만약 A총경의 부탁대로 사건이 의뢰자에게 유리하게 해결됐거나 이를 대가로 금품이 전달됐다면 혐의가 더 무거워질 수 있다.
경찰은 또 A총경의 부인 김모 경정의 소환 일정도 조율 중이다. A총경의 부인은 현재 말레이시아 주재관으로 근무 중인데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이날 밝혔다. 경찰은 최근 FT아일랜드 최종훈(29)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최씨가 A총경의 부인에게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K팝 공연 티켓을 마련해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해 초 윤 총경과 함께 골프를 친 사실이 있다고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유리홀딩스 유인석 대표와 유 대표 부인 배우 박한별도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서울청에 피고소인 신분으로 출석한 최초 신고자 김상교씨는 기자들과 만나 “여기까지 오게 도와주신 분들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저는 폭행 피해자여서 112에 도움을 받기 위해 신고를 했는데 도움을 받지 못했다. 저 외에 유사 피해자들이 많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김씨는 ‘역삼지구대와 클럽 사이의 유착이 있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전체적으로 경찰 유착 의혹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수사기관에서 추후에 진실을 밝혀줘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서울중앙지법에서는 버닝썬의 공동대표 이문호씨가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 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이 대표는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이 대표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대표는 자신의 투약 혐의에 대해 부인했지만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마약 정밀 감식 결과 마약류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마약 유통과 투약 혐의를 받는 중국인 A씨(일명 ‘애나’)도 이날 경찰에 출석한다. A 씨가 경찰에 출석하는 것은 지난달 두 차례 출석 이후 이번이 세번째다. 경찰은 A 씨의 소변과 모발을 국과수로부터 마약류 정밀 감식 결과를 받았지만, 결과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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