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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가 20人, 文정부 부동산 정책 중간평가] “집값잡기만 ‘올인’…거래절벽·양극화 부작용 출구전략 필요”
거래세완화 등 시장 활성화 시급
가장 잘한 정책 ‘3기신도시’ 공급
가장 잘못한 건 ‘대출규제’ 꼽아
다주택자 매물 풀리게 유도해야


그래픽디자인 및 일러스트: 박지영/geeyoung@

문재인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정책이 시장에서 효과를 나타내는 가운데 거래절벽과 수도권ㆍ지방 간 양극화 등 이에 뒤따르고 있는 등 부작용에 대한 출구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7일 헤럴드경제가 부동산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향후 정부의 가장 필요한 정책방향 기조를 묻는 질문에 ‘거래세 완화 등 시장활성화’를 꼽은 이들이 8명(40%)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국민임대주택 등 주택의안정적 공급’(25%)과 ‘현 정책기조 유지 및 속도조절’(15%)이 이었다.

‘정부의 가장 잘한 정책’을 묻는 질문에는 ‘3기 신도시 등 주택 공급 및 교통망 확충’이 7명(35%)으로 공급 쪽에 방점을 두는 전문가들의 비중이 높았다. 이어 대출 규제(25%)가 2위를 차지했고, 임대사업등록제(10%)와 종부세율 인상 및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10%)은 각각 2명이 선택했다.

반면 ‘정부의 가장 못한 정책’에 대해서는 대출 규제(30%)가 6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다만 대출 규제는 전문가들도 평가가 엇갈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어 ‘임대사업등록제’(15%)와 ‘재건축 규제’(15%)가 동률을 기록했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10%)가 뒤를 이었다.

정부가 주력하고 있는 ‘집값잡기’ 부분이 상당 부분 성과를 나타내고 있음에도 시장활성화 항목에 가장 많은 전문가들의 표가 몰렸다는 점이 눈에 띈다. 거래절벽 등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침체되고 다른 연계산업까지 악영향을 끼치는 등 각종 부작용이 나타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분양권전매 및 갭투자같은 가수요자나 투기 수요를 시장에서 억제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전방위적인 수요억제책으로 인해 시장 거래량이 급감하는 등 실수요자의 구매심리까지 급격히 위축되고 다주택자들의 퇴로가 막히면서 ‘매물잠김현상’이라는 부작용이 우려되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1857건(신고 건수 기준)으로 지난 2013년(1196건) 이후 1월 거래량 기준 최저치를 기록했다. 서울의 대형 아파트 단지의 경우에도 한 달에 불과 1~2건도 거래되지 않는 곳이 대다수다.

시장 활성화 방안과 관련 다양한 제언이 나온 가운데 다주택자들의 출구 전략을 제공해야 한다는 언급이 적지 않았다. 양지영 R&C연구소장도 “거래가 없는 가격 하락은 큰 의미가 없으므로 거래세 인하를 통해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풀리게 해야한다”면서 “취득세 혹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 거래세 인하 등의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수도권 중심의 대책에서 벗어나 지방에 대한 맞춤형, 선별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일률적인 규제에서 벗어나 지역별로 맞춤형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지방 미분양 주택은 매입임대주택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고, 대출 규제 역시 지역별ㆍ물건별로 선별해서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현재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일단 시장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반론도 적지 않았다. 송인호 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정부가 추가로 대책을 내면 시장에 안 좋은 신호만 줄 수 있다”면서 “시장 상황에 따라 너무 많은 대책을 내놓고 움직이는 것보다는 현재 스탠스를 유지하고 당분간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박덕배 서민금융연구원 부원장은 “연착륙을 위한 미세한 정책은 필요하지만 급격한 정책 변화는 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양대근ㆍ김성훈ㆍ양영경 기자/bigro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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