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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반도체 너마저… 첫 달부터 암울한 수출 전선
연초부터 수출전선에 암운이 끼었다. 그것도 점점 짙어진다. 하나 남은 한국 경제의 버팀목마저흔들리는 상황이다.

안그래도 올해는 미중 통상분쟁, 노딜 브렉시트, 반도체 시황 악화, 국제 유가 하락 등으로 수출여건이 어려울 것이란 게 일반적인 관측이었다. 하지만 연초부터 그런 우려가 너무도 극명하게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반도체와 중국 쇼크는 당황스럽다. 이 품목과 지역은 전체 수출의 20%와 25%를 각각 차지하는 한국 경제의 든든한 이두박근이다. 지금 그 근육들이 아킬레스건이 되어버렸다.

관세청이 21일 집계한 지난 20일까지의 수출 실적은 257억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300억 달러에 비해 14.6%나 줄었다. 43억7000만 달러에 달하는 금액이다. 지난 10일까지의 수출이 7.5% 감소했던 것에 비해 점점 그 폭이 늘어나고 있다. 조업일수가 하루 적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결과는 비슷하다.
지난해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가 지탱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출의 구세주였다. 특히 반도체는 1281억5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28.6% 늘어나 단일 품목 처음으로 1200억 달러를 넘겼다.

하지만 올들어 반도체의 수출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20일까지 28.8%의 감소율을 보이고 있다. 10일까지 통계보다 감소율이 더 커졌다. 지난해 꼭지를 찍은 시장 수요 감소때문이라해도 그 폭이 너무 크다.

수출지역의 이상징후도 심각해 보인다. 우선 중국 수출실적 급감이 눈에 띈다. 지역별 수출 1위인 중국은 지난 10일까지만해도 15% 감소했는데 20일 기준으로는 -22.5%에 달한다. 여기에다 새로운 수출 시장으로 각광받던 중동지역은 38.1%나 줄었고 심지어 베트남 마저 -15.1%다.

트럼프의 보호 무역으로 우려가 크던 미국 시장의 수출이 16.9%나 증가해 좋은 조짐이지만 또 다시 무역수지 적자 운운하며 나올게 뻔해 무작정 긍정적으로만 받아들일 수도 없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부랴부랴 무역협회와 21일 ‘민관 합동 수출전략회의’를 개최하며 대응에 나섰다. 장관이 주재하는 민관회의에 관계부처 차관급까지 참여시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올해 대외 수출여건이 쉽지 않다고 보고 범정부 수출 컨트롤타워를 가동, 총력 수출지원체제에 돌입했다는 의미다.

수출업계 밀착 지원을 통해 수출환경 악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2년 연속 수출 6000억달러 달성 목표를 지켜내야 한다.

수출까지 무너진다면 정말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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